“친구 이름도 까먹어”...30대에 치매인가 했더니 '이것' 때문?

40세 전에 난소 기능 중단된 상태...방치하면 관상동맥 질환 위험 높아

계속되는 불면증, 건망증 등으로 스스로 조기 치매라 생각했던 30대 여성이 조기폐경으로 진단받았다. 조기폐경은 40세 전 난소 기능이 저하한 상태로 관상동맥 질환 위험 등이 높아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사진=영국 매체 미러 보도 갈무리/SWNS]
계속되는 불면증, 건망증 등으로 스스로 조기 치매라 생각했던 30대 여성이 조기폐경으로 진단받은 사연이 공개됐다.

영국 매체 미러에 따르면 영국 동커스터에 사는 다니엘 홉슨(36)은 약 2년 전부터 젊은 나이에 치매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 식은땀과 일주일간 이어지는 불면증, 가슴 두근거림 등이 무작위로 나타났다. 심지어 그는 친구의 이름을 까먹기도 했으며 아침 식사로 무엇을 먹었는지, 말하는 도중 무슨 말을 했는지도 떠올리지 못했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머릿속이 텅 빈 것 같았고 나 자신이 36세 엄마가 아니라 86세 할머니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다니엘은 업무차 통화를 하던 중 직장동료로부터 폐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동료가 자신은 폐경이라서 항상 까먹는다고 하더라”며 “그 말을 듣는 순간 내 증상이 이해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관련 자료를 찾아보면서 자신이 폐경일 것이라 확신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3년 2월 병원을 찾은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폐경으로 진단하기에는 너무 어리다”는 말을 들었다. 스스로 폐경이라 생각했던 그는 “마치 벽돌에 머리를 부딪힌 것 같았다”면서 다른 치료법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여러 보충제 구입, 온라인 교육, 건강코치 등의 도움을 받으면서 증상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후 그는 더 자세한 진단의 필요성을 느끼고 피검사를 비롯 테스토스테론,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 검사를 받았다. 그 결과 조기 난소 부전, 즉 조기폐경(premature ovarian failure)인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 후에도 호르몬 영향으로 인한 증상은 지속됐다. 작년 말 극심한 난소 통증을 느낀 그의 자궁에서 5cm 크기의 난소 낭종이 발견됐다. 약 3개월 후인 올 2월, 다니엘은 갱년기장애(perimenopause)를 진단받고 호르몬대체요법(hormone replacement therapy‧HRT)으로 치료를 시작했다.

그는 “HRT 처방 후 6주간은 아무런 몸의 변화가 없었으나 3개월 정도 지나니 내 자신으로 돌아온 느낌이더라”며 “모든 증상이 나타나기 전의 나로 돌아간 것 같았고 에너지도 넘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30대 여성들도 관련 증상을 겪고 있다”며 “폐경 전후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기폐경, 40세 전에 난소 기능 중단된 상태...안면홍조·불면증·건망증 등 나타나

다니엘처럼 30대 중후반에 조기폐경으로 진단받는 여성은 의외로 많다. 영화 ‘킹콩’으로 유명한 배우 나오미 왓츠도 36세부터 폐경기를 겪었다. 우리나라도 40세 이전 폐경을 겪는 여성이 꾸준히 느는 추세로 2022년 3279명 환자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 흡연, 극심한 다이어트 등이 발생 요인으로 꼽힌다.

조기폐경은 40세 이전에 난소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일반적으로 폐경은 45~55세 사이에 나타나며, 40~45세에 진단 시 이른 폐경이라 분류한다. 폐경보다 10년이나 일찍 난소 기능이 저하한 상태기에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이 분비되지 않아 여러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 식은땀, 불규칙한 생리주기, 안면홍조, 불면증, 건망증 등 정상 폐경과 똑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정상 폐경 여성보다 관상동맥 질환 위험 40%↑...호르몬대체요법으로 치료 중요

다만 조기폐경이 온 여성들은 50세 이후 폐경에 걸린 여성보다 관상동맥 질환, 치매 위험 등이 높아 신속한 치료가 중요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Northwestern University) 의대 연구팀에 따르면 55~69세 여성 총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6건의 연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조기폐경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관상동맥 질환 위험이 40% 높았다.

조기폐경 치료는 사연 속 여성처럼 호르몬대체요법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비가 멈춘 호르몬을 호르몬제로 보충하는 원리다. 호르몬 불균형을 개선해 폐경 증상을 줄일 뿐 아니라 에스트로겐 결핍으로 인한 부작용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스위스 로잔대(University of Lausanne) 의대에 따르면 호르몬대체요법으로 치료하는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체지방량이 낮았고 복부 지방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5년 이상 장기간 HRT 지속 시 유방암, 혈전 등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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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k*** 2024-07-25 11:25:53

      조기폐경 무섭네요.조심조심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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