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 스트레스 받았나? 킁킁"...개는 냄새로 감정 알아차린다?
반려인뿐 아니라 낯선 사람의 스트레스도 후각으로 감지
개들은 사람이 스트레스를 받는지 편안한 상태인지를 냄새로 구별할 수 있으며 이러한 감각적 피드백이 개의 감정과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영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개가 이런 방식으로 냄새를 해석하기 위해 해당 인간을 잘 알 필요도 없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연구진의 한 명인 영국 브리스톨대의 니콜라 루니 교수(수의학)는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은 자신들의 감정에 반려견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알고 있지만 이번 연구는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낯선 사람의 냄새도 개의 감정 상태, 보상 인식 및 학습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는 개를 다루는 사람들은 종종 스트레스가 개줄을 따라 이동한다고들 하는데 우리는 또한 그것이 공기를 통해서도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인간보다 훨씬 더 정교한 후각을 가진 개도 냄새를 통해 인간의 감정을 파악하고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정교한 실험을 설계했다. 먼저 개에게 간단한 과제를 훈련시켰다. 특정 장소에 밥그릇이 있으면 항상 음식이 채워져 있었다. 그러나 다른 곳에 둔 밥그릇에는 음식이 없었다. 개들은 곧 음식이 ‘없는 곳'보다 '있는 곳'에 있는 밥그릇을 찾아갔다.
하지만 밥그릇이 이 두 위치 사이에 놓여 있다면 어떨까? 연구진은 개가 애매한 중간 지점의 밥그릇으로 재빨리 다가갔다면 ‘저 그릇에 음식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반대로 주저한다면, 이는 더 '비관적'인 태도(‘그릇이 잘못된 위치에 있어 아마 음식이 없을 거야’)를 반영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그 다음으로 실험을 위해 모집된 18마리의 개들을 스트레스를 받거나(수학 시험 풀기) 편안한 마음 상태(편안한 음악 듣기)에 있던 사람의 땀과 호흡 샘플에 노출시켰다. 연구진은 개들이 '스트레스 받은' 사람의 냄새를 맡았을 때 애매한 위치의 밥그릇으로 향하려는 의지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이는 감정적 침체로 비관적 상태에 빠졌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비관적 반응은 부정적인 감정 상태를 반영하며, 개가 에너지를 절약하고 실망을 피하기 위한 방법일 수 있다”고 연구진은 추론했다.
그러나 개가 사람의 편안한 냄새 샘플에 노출되었을 때는 이러한 '우울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루니 교수는 이 새로운 연구 결과가 실생활에 적용될 수 있다며 “인간의 스트레스가 개의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하는 것은 사육장에 개를 맡길 때뿐 아니라 보조견으로 훈련시킬 때도 중요한 고려사항”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4-66147-1)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