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임신 치명적 합병증, 태아내시경으로 거뜬히 치료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태아내시경 수술 300례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의료진이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를 위해 태아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가운데가 원혜성 소장. [사진=서울아산병원]
최근 시험관아기 시술 등 난임 치료 기술이 발달하며 쌍둥이 임신이 늘고 있다. 부부의 출산 연령도 높아지면서 쌍둥이 임신으로 인한 치명적 합병증에 노출하기 쉬워졌지만, 태아내시경 등 산모와 태아의 생명을 모두 안전하게 치료할수 있는 기술도 발전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는 태아내시경 수술 300례를 시술했다고 22일 밝혔다. 국내 최다 기록이다.

이 수술은 쌍둥이 임신 때 발생할 수 있는 치명적인 합병증인 쌍태아 수혈증후군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이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의 약 10~15%에서 나타난다. 태반 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쪽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며 발생한다. 한 쪽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 성장 저하와 양수 부족을 겪고 다른 태아는 혈액 과다로 심장 기능이 떨어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쌍둥이 모두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합병증이다.

태아내시경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양수 과다 증상을 보이는 태아 쪽의 양수를 반복적으로 제거해 산모의 증상과 태아 상태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키고 조기 진통을 예방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태아내시경 수술이 개발되면서 태아 간의 비정상적인 혈류 연결을 차단해 두 태아 모두를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살릴 수 있게 됐다.

수술은 산모의 배꼽을 통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하는 방식이다. 이후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 상태를 관찰하면서 레이저로 혈관 사이에 흐르는 혈액을 응고시켜 태아 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한다. 30분 이내에 마무리되며, 레이저 치료 후엔 적정량보다 늘어나 있는 양수를 빼내 압력을 낮추는 치료를 15분 정도 진행한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의 최근 태아내시경 치료 후 태아 생존율은 89% 이상이다. 수술 후 14일 이내에 양수가 터지거나 조기 진통이 발생하는 산모도 2% 이내로 매우 낮다.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치료 성적으로, 국내 보건당국은 해당 수술법을 신의료기술로 선정하고 건강보험 급여 항목으로 인정했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소장(산부인과)은 "서울아산병원은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살리기 위해 노력한 결과 높은 성공률과 안전성을 달성할 수 있었다"면서 "정부도 태아치료의 중요성과 가치를 인정해 건강보험을 급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원 소장은 이어 "앞으로도 더 많은 생명이 건강하게 태어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는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문을 열어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했다. 연간 4500여 건의 정밀 초음파를 시행해 태아 기형을 진단하고 출생 전 치료와 출생 후 치료 및 예후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태아내시경 수술 300건 △태아 션트 수술 657건 △고주파 용해술 248건 △태아 수혈 219건 등 풍부한 태아치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