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폰 줄 타고 박테리아가"...10대女 호수서 수영 후 기절만 두번, 죽을 뻔한 사연은?

미국 10대 소녀 박테리아에 오염된 오자크 호수에서 수영 후, 독성쇼크증후군 온 사연...생리 중 물놀이 가급적 피하거나, 미리 피임약으로 생리일정 조절해야

한 여중생이 호수에서 수영하다 쇼크 반응으로 의식을 잃은 일이 발생했다. 강물 오염으로 인한 박테리아가 탐폰을 착용하고 있던 이 소녀에게 독성 쇼크를 일으킨 것이었다. [사진=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 갈무리]
한 여중생이 호수에서 수영하다 쇼크 반응으로 의식을 잃은 일이 발생했다. 강물 오염으로 인한 박테리아가 탐폰을 착용하고 있던 이 소녀에게 독성 쇼크를 일으킨 것이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보도에 따르면 켈시의 쇼크는 미국 일리노이주 피츠필드에 미주리, 아칸소, 오클라호마에 걸쳐 있는 오자크 호수에서 여름 휴가를 즐기던 중 시작됐다. 켈시의 가족은 오자크 호수에서 3일 동안 수영과 야외 활동을 즐기며 시간을 보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켈시는 메스꺼움을 느꼈다. 단순히 차 멀미라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이 증상이 멀미가 아니었고 실제로는 독소가 혈류를 타고 흐르며 조직과 장기를 공격하는 독성 쇼크 증후군(TSS, Toxic Shock Syndrome)의 초기 단계였다는 것은 나중에서야 알게됐다.

집에 돌아와서도 몸이 계속 좋지 않았던 켈시는 어느 이른 아침, 고열로 쓰러져 이부프로펜을 복용했다. 다음 날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에서 깬 켈시는 일어나자마자 곧바로 기절해 다시 쓰러졌다. 즉시 긴급 치료 센터로 갔고, 인두염과 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받았지만 두 검사 모두 음성이 나왔다.

이 시점에서 켈시의 혈압(BP)은 79/44mmHg, 심박수(HR)은 160이었다. 정상 혈압은 보통 120/80 mmHg 정도이며, 정상 심박수는 약 60~100회다. 켈시의 BP와 HR을 볼 때 혈액이 켈시의 몸안에서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심장도 제대로 펌프질을 못하고 있다는 신호로 이해할 수 있다. 체온은 해열제를 먹인 상태에서 38.9도였고, 빨갛게 변한 몸은 마치 화상을 입은 것처럼 보였다.

신속히 켈시를 더 큰 병원으로 이송해야 함에 따라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에 있는 세인트 존스 아동병원으로 보내졌다. 수많은 검사를 비롯해 정맥주사 3회, 동맥관에 카테터 삽입 1회, 중심정맥관 카테터 삽입 1회를 받았다. 긴 밤을 보낸 후에야 그 원인이 무엇이 알 수 있었다.

의료진은 박테리아 독소에 대한 신체의 격렬한 면역 반응으로 인해 피부가 붉어진 것을 토대로 TSS, 즉 독성 쇼크 증후군이라 진단했다. 이 경우 혈관이 확장되고 체액이 주변 조직으로 누출되면서 피부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해 발진과 같은 일광 화상을 유발한다. 즉시 항생제 5가지와 혈압을 높이는 약물을 투여하고 정맥 수액을 주입했다. 현재 켈시는 회복 중이다.

다만 켈시는 앞으로 황색포도상구균이 생성하는 독소에 평생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탐폰을 다시는 사용할 수 없다. 당장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박테리아가 피부와 점막에 남아있을 수 있어 켈시가 탐폰을 다시 사용한다면 재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설명이다.

켈시의 엄마 애슐리 앤서니는 "이 사고는 단순히 켈시가 탐폰을 오용해서가 아니라 박테리아에 오염된 호수 물에서 수영을 하다 탐폰을 착용한 것 때문에 TSS에 걸린 것"이라고 당시 켈시의 상황을 전하며 해당 호수를 이용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주의 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오염된 물의 박테리아, 탐폰 줄 타고 체내 유입 후 혈류에 침입해 쇼크 일으켜  

보통 황색포도상구균 박테리아가 독성 쇼크 증상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패혈성 인두염을 일으키는 박테리아에 의해서도  TSS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박테리아는 호수와 강을 포함한 따뜻한 담수 환경에서도 서식하며, 이리(Lake Erie) 호수 주변 해변을 포함한 오자크(Ozarks)와 오대호(Great Lakes) 에서 발견됐다.

오자크 호수의 오염된 물이 켈시의 탐폰 끈을 통해 흡수됐고, 물 속의 박테리아가 포도상구균 감염을 일으켜 독성 쇼크 증후군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로인해 켈시는 패혈증도 걸렸다.

박테리아가 체내로 유입되면 독성 쇼크가 발생할 수 있는데다, 탐폰을 오래 착용할 시 이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 특히 흡수성이 높은 탐폰은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 탐폰을 8시간 이상 방치하면 박테리아가 증식할 수 있는 시간도 길어진다.

켈시처럼 오염된 물에서 수영을 하는 경우에는 세균이 질이나 사람의 피부에 상처를 통해 체내로 들어갈 수 있다. 탐폰을 삽입하고 제거할 때 질벽에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조그마한 상처라도 혈류에 독소를 주입하는 해로운 박테리아의 진입점이 될 수 있다. 일단 체내에 침투한 황색포도상구균은 혈류에 들어가 신체 조직을 감염시키고, 조직을 죽게 해 사지를 절단해야 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TSS는 감염 속도가 매우 높아 발열, 근육통, 발진, 독감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다가 장기 손상을 유발한다. 포도상구균이 인체에 감염되면 대규모 면역 반응을 일으켜 체내 염증을 유발하고 발열 및 근육통과 같은 증상을 악화시킨다.

독성 쇼크로 인해 혈압이 심하게 떨어지면 심장이나 신장과 같은 중요한 장기에 혈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광범위한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심장은 혈압이 심하게 떨어지면서 혈액을 효과적으로 펌프질하지 못해 심혈관이 손상되는 위험도 발생한다. TSS로 인한 사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30%에서 최대 70%의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생리 중 물놀이...탐폰이 편하지만 자주 갈아야하고 TSS 우려된다면 생리컵 대안, 미리 생리일 미루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 

생리를 한다면 가급적 물놀이는 삼가는 것이 좋다. 물놀이를 하더라도 일시적으로 생리혈이 나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안전을 위해 무언가는 착용을 해야한다. 이때 생리대나 팬티라이너 착용은 피하도록 한다. 패드형 생리대를 부착하고 물놀이를 하면 축축해지고 부풀어 올라 불편할 뿐 아니라, 생리대가 물을 흡수한 채 질에 닿게 되면 세균 감염 등의 위험도 높아진다. 이에 따라 생리대 보다는 삽입형 탐폰이 위생과 활동 면에서 편하긴 하다.

탐폰은 여성들이 수영 중에 많이 이용하는 삽입 기구다. 체내에서 질 사이즈에 맞게 크기가 채워지기 때문에 생리혈이 샐 위험도 없다. 탐폰이 바닷물이나 수영장물을 흡수하지 않을까 걱정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삽입했다면 그럴 우려는 거의 없다.

다만, 장시간 탐폰을 사용하는 것만 유의해야 한다. 오랫동안 탐폰을 교체하지 않으면 질 내부가 자극을 받는다. 탐폰이 매개가 돼 포도상구균 독소가 유입되면서 켈시의 사례처럼 독성쇼크증후군도 드물게 발생할 수 있다. 생리 양이 많은 날에는 탐폰을 3-4시간 간격으로 갈아준다.  8시간 이상은 착용하지 않아야 한다.

탐폰이 두렵다면 생리컵도 대안일 수 있다. 아직 탐폰보다 대중적인 용품은 아니지만 질 안에 삽입되어 피를 안에 담을 수 있다. 탐폰은 8시간이 최대지만, 생리컵은 10~12시간까지도 착용이 가능하다.

여행 물놀이 기간과 생리 기간이 겹친다면 가장 안전한 방법은 미리 피임약을 먹는 것이다. 생리 예정일로부터 5~7일 전 피임약을 복용해 생리일을 지연시킨다. 피임약에는 여성 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이 들어있어 자궁 내막이 헐고 생리혈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약 복용을 중단하면 2~3일 후 바로 생리가 시작되므로 휴가 일정에 따라 규칙적으로 약을 복용해야 한다.

    정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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