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표적항암제, 더 오래 내성 없이 사용 가능성"
의정부을지대병원 김동욱 교수팀, 2세대 표적항암제 '선제적 용량 감소' 효과 규명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들이 표적항암제를 내성 걱정 없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환자에게 약이 잘 듣는다면 내성 부작용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사용 용량을 줄여도 치료 효과엔 변화가 없거나 더 높다는 사실이 규명됐다.
이는 김동욱 의정부을지대병원 혈액내과 교수가 2세대 백혈병 표적항암제인 '다사티닙'을 대상으로 전향적 임상연구를 진행한 결과다.
김 교수팀은 다사티닙을 1일 100㎎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환자 102명(표준용량군)과 내성 부작용(돌연변이 유전자 발생)으로 다사티닙의 복용량을 1일 80㎎으로 감량한 환자 90명(용량감소군)의 치료 효과(유전자 반응)를 비교했다.
이 결과, 치료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주요 유전자 반응이 용량감소군에서 77.1%로 나타나 표준용량군(65.2%)보다 더 효과가 좋았다. 즉, 다사티닙으로 환자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면, 복용량을 선제적으로 줄여도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오히려 장기적으론 내성 발생 부작용이 감소하면서도 치료 효과를 더욱 높일 수도 있다.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2001년 1세대 표적항암제인 이매티닙(제품명 글리벡)이 개발된 이후 치료 효과가 크게 개선됐다. 특히 환자의 생존율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게 높아졌지만, 일부 환자에선 장기 복용 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며 약물이 더 이상 효과를 보이지 않는 문제(내성)가 제기됐다.
이후 의학계는 약물의 내성 문제를 극복하고자 차세대 표적항암제 연구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2세대(닐로티닙·라도티닙·다사티닙)과 3세대(포나티닙), 4세대(애시니밉)까지 개량된 상태다. 김 교수는 백혈병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이러한 개발 과정과 임상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김 교수는 "초기에 좋은 효과를 얻은 환자라면 표적항암제의 선제적인 용량 감량은 장기적인 치료 효과를 더 좋게 만들 수 있는 중요한 치료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임상현장에서 실제적인 환자 치료에 중요한 표준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 결과"라고 말했다.
이 임상연구는 이원식 부산백병원 교수, 신동엽 서울대병원 교수가 함께 진행했으며, 혈액종양내과 분야 국제학술지인 «백혈병 연구(Leukemia Research)»에 게재됐다.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abs/pii/S0145212624001085)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