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냥이'가 인간 비만 연구에 도움 된다고?

고양이의 식단변화로 인한 장내세균 변화는 인간과 유사

비만 고양이의 장내 미생물군집에서 음식과 관련된 변화는 식이요법이 인간의 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현저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뚱뚱한 고양이가 장내 세균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9일(현지시간)보도한 내용이다.

비만 고양이의 장내 미생물군집에서 음식과 관련된 변화는 식이요법이 인간의 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현저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따라서 반려 고양이는 인간의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최고의 정보원이 될 수 있고, 장내 박테리아를 바꾸는 것이 비만과 싸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보원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오하이오주립대(OSU) 제네사 윈스턴 교수(임상수의학)는 “고양이는 미생물군집(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비만과 제2형 당뇨병 등의 치료법을 연구하는 데 정말 좋은 모델”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려동물은 우리와 침대를 공유하고 아이스크림도 같이 먹는다”며 “이는 반려동물이 인간과 유사한 환경에 노출되는 자연 발생적 질병 모델이 될 수 있음을 뒷받침한다”고 섦명했다.

연구진은 7마리의 비만 고양이들에게 16주 동안 엄격하게 설계된 식단을 제공했다. 식단은 시중에서 판매하는 고양이 사료를 자유롭게 먹이는 것부터 특별한 체중 감량 사료를 먹이는 것, 그리고 체중 감량 사료를 칼로리 제한으로 먹이는 순서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칼로리 제한 식단으로 체중을 감량한 고양이의 분변 샘플에서 프로피온산(propionic acid)이라는 단사슬 지방산이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프로피온산은 다른 포유류에서도 식욕을 조절하고, 지방 축적을 줄이며, 비만과 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프로피온산의 이러한 증가는 장내 박테리아인 ‘프레보텔라 9 코프리(Prevotella 9 copri)’의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윈스턴 교수는 “고양이는 체중 감량을 위해 만들어진 특별 식단을 먹으면 프로피온산이 올라가 높게 유지되다가 다시 평소의 식단으로 돌아가면 다시 내려간다”면서 “따라서 이것은 정말 식단의 변화”라고 말했다. 그는 “이 논문은 비만한 고양이에게 칼로리를 제한하면 미생물 생태계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이러한 생태계 변화는 일부 대사 결과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결과는 또한 반려고양이의 장내 세균에서 관찰된 변화가 다이어트가 인간의 장내 미생물군집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의미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윈스턴 교수는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에서 본 미생물은 인간 연구에서도 계속해서 등장한다”며 “분명히 사람들은 고양이 사료를 먹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의미심장한 결과라고 그는 지적했다.

위스턴 교수는 현재 과체중인 개와 고양이의 체중 감량을 돕기 위해 대변 이식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두 개의 대규모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에 사용된 체중 감량 고양이 사료와 연구자금은 네슬레 퓨리나(Nestle Purina)가 제공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4-62243-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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