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각버섯 복용한 사람 뇌 봤더니...자의식 관련 뇌 신경망 교란됐다

자아, 공간. 시간 인식 관련 ‘기본 모드 네트워크’의 비동기화 유발

실로사이빈이 뇌의 기본 모드 네트워크에 일시적인 비동기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우울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각광받는 멕시코산 환각버섯인 ‘마법버섯(magic mushroom)’의 향정신성 추출물인 실로사이빈(psilocybin)이 뇌에 작용하는 원리가 밝혀졌다. 자아, 공간, 시간 인식에 관여하는 인간 뇌의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에 일시적 교란을 일으켜 해당 신경세포들이 동기화된 기능 수행을 못하게 한다는 것이다. 《네이처》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18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미국 세인트루이스워싱턴대(WUSTL) 의대 연구진이 이끈 이번 연구결과는 실로사이빈이 뇌의 연결을 더 유연하게 만들 수 있으며, 이는 생각과 행동의 엄격한 부적응 패턴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 우울증과 같은 정신 건강 상태를 치료하기 위해 이 약물이 어떻게 사용될 수 있는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연구진은 배경 노트에서 실로사이빈이 1950년대와 1960년대에 우울증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1960년대 후반 미국 연방정부가 이를 불법 약물로 간주하면서 연구가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 오리건주와 콜로라도주 등에서 실로사이빈빈이 합법화되면서 그에 대한 연구가 다시 활발해졌다는 설명이다.

논문의 주저자인 WUSTL의 조슈아 시겔 박사(신경학)는 “요즘 우리는 실로사이빈의 심리적 효과와 분자/세포적 효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둘을 연결하는 수준, 즉 기능적인 뇌 네트워크 수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많이 알지 못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통제된 상황에서 실로사이빈을 복용하겠다는 소수의 성인을 모집했다. 연구진은 그들에게 25㎎의 실로사이빈 투약 전후로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다양한 뇌 영역의 활동을 측정하는 것을 3주간 평균 18회 실시했다.

그 결과 실로사이빈이 뇌의 기본 모드 네트워크에 일시적인 비동기화를 일으킨다는 것이 밝혀졌다. 기본 모드 네트워크는 뇌가 특별한 작업을 하지 않을 때 모두 활성화되는 상호 연결된 신경세포 집합으로 주로 자의식과 성찰을 수행한다.

실로사이빈은 이 기본 모드 네트워크에 속한 신경세포들의 의사소통을 방해함으로써 일시적으로 동기화가 이뤄지지 못하게 만들었다. 실로사이빈의 약효가 사라지면 기본모드 네트워크는 제 기능을 회복했지만 작은 차이는 몇 주 동안 지속됐다.

이번 연구는 이렇게 기본 모드 네트워크가 비동기화하는 것이 급성 환각 상태를 초래함을 시사한다. 또 그를 통해 자아, 감정 및 삶에 대한 생각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는 뇌 영역의 신경활동의 변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강력한 증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중독 증세가 있는 사람들에게 중독물질과 관계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거나 우울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실로사이빈 같은 환각제의 효능을 조사하기 위해 다양한 환자 모집단과 요인 연구 설계를 사용한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한 검증과정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LSD 또는 DMT와 같은 다른 환각제와 MDMA(엑스타시) 또는 케타민 같은 향정신성 물질이 뇌 영역 사이의 의사소통에 유사한 효과를 갖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필요해 보인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4-07624-5)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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