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약 대어 '케이캡' 빠진 종근당, 2분기 실적 '먹구름'
영업이익 전년 대비 30% 이상 감소...증권가 "내년 역성장 전환 예상"
종근당의 올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담당했던 '당뇨약(자누비아)'과 '위장약(케이캡)'의 실적 공백을 메우지 못하면서,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DS투자증권은 "위장약 '펙수클루', 간장약 '고덱스' 등 다수의 신규 품목을 통해 매출 공백을 줄이려 했으나 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18일 DS투자증권은 기업 분석 보고서를 통해 종근당의 2분기 매출은 3903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한 28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했다.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로 대형 품목들의 실적 공백이 지목됐다. 실제로 종근당이 공동 판매를 맡았던 당뇨치료제 '자누비아'는 작년 3분기 특허만료에 따른 약가 인하로 매출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 품목은 종근당 전체 매출의 8.3%를 차지하며 높은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또한 지난해 말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 판매 계약도 종료되면서 올해 매출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되는 분위기다. 케이캡은 지난해 종근당 전체 매출의 8.2%(1376억원)를 담당한 대형 품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종근당은 케이캡의 대안으로 대웅제약의 '펙수클루'를 올해 4월부터 공동 판매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케이캡에 이어 두 번째로 시장에 진입한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 치료제다. 2021년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획득했고, 2022년 7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되면서 본격적인 판매가 시작됐다.
일단 펙스클루 실적은 긍정적이다. 펙스클루는 올해 2분기에 원외처방액 기준 197억원을 판매되며 전년 동기 대비 40% 가량 성장했다. 이는 전체 소화성궤양용제 시장에서 6%, P-CAB 시장에서 30%에 육박하는 시장점유율을 보고한 것이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1.5%포인트, 2.9%포인트 상승한 숫자다.
아울러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맺은 신약 후보물질 'CKD-510' 기술이전 거래(계약금 8000만 달러)의 구체적인 개발 계획도 오는 연말이면 공개될 예정이다. CKD-510의 개발 방향에 따라 제대로된 가치 평가가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CKD-510은 합성이 비교적 쉬운 저분자화합물로,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를 억제해 세포의 성장과 분화,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근당은 이 후보물질을 샤르코마리투스(CMT)병과 같은 희귀질환 치료제로 주목했지만, 치료 범위는 더 넓어질 수도 있다. HDAC6 계열 약물은 항암제부터 심혈관질환 치료제 등으로 다양하게 개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민정 D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종근당의 주가는 작년 11월 노바티스와의 기술거래 이후 지속적인 하향세를 그리고 있다"며 "이는 회사 실적이 우하향하고 있고, 해당 후보물질의 구체적인 파이프라인 개발 방향이 공개되지 않아 가치 부여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연내 열리는 노바티스 연구개발의 날(R&D day) 행사에서 후보물질의 개발 방향이 공개되면 종근당의 파이프라인 가치가 인정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종근당의 역성장은 내년부터 턴어라운드 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