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통첩에도 전공의 복귀 62명뿐...1만여명 일괄 사직 처리 수순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들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

정부가 제시한 전공의 사직서 수리 마감 시한이 하루 지난 1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에 집단휴진 철회를 촉구하는 호소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시한을 제시한 8일 동안 실제 복귀한 전공의는 62명에 그쳤다. 이에 따라, 정부 방침대로 1만2000명 이상의 전공의가 사직 처리되고 하반기 수련 결원 모집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17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전날인 16일을 기준으로 수련병원 211곳의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출근율은 8.4%였다. 전체 1만3756명 중 1157명 수준이다. 각 수련병원 내 전문 진료과에 소속한 레지던트를 기준으로 했을 땐 1만506명 중 1047명이 출근해 10.0%의 복귀율을 보였다.

앞서 정부가 전공의를 대상으로 각종 행정명령을 거두기 전날인 6월 3일(1013명)과 비교했을 땐 114명이 추가 복귀했다. 이달 8일 정부가 전공의 사직 처리 기한(15일)을 제시한 '최후통첩' 이후엔 62명이 추가 복귀했다.

전날인 15일을 기점으로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 사직 처리도 본격화했다. 16일 집계에서 211개 수련병원 레지던트 1만506명 중 12.4%인 1302명이 사직했다. 정부의 마감시한 이전(15일 기준 집계)까지 86명이 사직했던 것과 비교해 하루 사이 1216명이 늘어났다. 주요 대형병원인 '빅5 병원' 소속 레지던트 역시 15일 하루 동안 716명 사직했다. 전체 1992명 중 38.1% 수준이다.

이에 따라, 복귀 전공의와 사직 전공의를 제외한 약 1만명의 전공의에 대해 각 수련병원은 정부의 방침대로 자동으로 일괄 사직 처리를 진행하게 된다. 실제 서울대병원은 전날 무응답 전공의들에게 2월 말을 퇴직 일자로 한 사직 합의서를 발송한 상태다. 이외에도 분당서울대병원과 보라매병원, 분당차병원 등이 같은 절차를 추진 중이다.

다만, 일부 병원에선 퇴직 일자 등을 놓고 고심하곤 있으나,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일정상 사직서 처리가 불가피한 상태다. 각 수련병원은 결원 인원을 확정해 이날까지 수련환경평가위원회 사무국으로 '2024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인원을 신청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사직 규모가 확정되면 오는 22일부터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시작하고 미복귀 전공의의 응시를 최대한 설득할 방침이다.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 편지..."일방적 사직 처리에 무대응할 것"

한편, 전공의 사직 처리 마감시한이었던 전날 서울대병원 내과 전공의들은 내부 메일을 통해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들은 '내과 교수님들께 보내는 편지'라는 제목의 메일에서 "정부와 병원에서 강제적으로 사직 처리를 하더라도 정부의 전향적 입장 변화 없이는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면서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6월 이후의 사직 처리에 대해 무대응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의 만행이 옳지 않듯, 우리의 행동도 일부 정당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현재 진행되고 있는 6월 이후 사직 처리와 가을 턴 모집(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전공의들을 분열시켜 임시방편으로 의료붕괴를 막고 과거의 낡고 병든 의료체계로 회귀하려는 수습용 계책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월부터 6월까지 결근 동안 발생한 손해에 대해 전공의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많은 이들이 말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2월 사직서를 6월로 처리하는 것은 법적 책임을 지기 싫다면 돌아오라는 1차 협박이나 다름없다"면서 "가을 턴을 모집한다는 것은 기존 전공의들에게 본인 자리를 뺏기기 싫다면 복귀하라는 2차 협박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