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얼굴이 새빨개"...귀에 '이것' 한 후 온몸 빨갛게 익어, 무슨 일?
귀 연골에 피어싱 한 후 얼굴과 손발 빨개지고 뜨거워지는 '홍색사지통증' 나타나
귀 연골에 피어싱을 받은 후 얼굴에 나타난 증상 때문에 2년째 집안에만 갇혀 사는 여성이 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라라 아왈트(48)의 사연으로, 그는 얼굴과 손발에 나타나는 타는 듯한 통증과 발적 등의 증상으로 2년간 고통받고 있다.
영국 일간 더선의 보도에 따르면 라라에게 처음 증상이 나타난 건 2022년 4월 오른쪽 귀 연골에 피어싱을 한 후다. 이틀 후부터 귀가 붉어지고 부어 올랐으며, 만지면 뜨거워지는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감염을 의심하고 응급실을 찾았으나, 의사는 감염이 아니라고 했다. 며칠이 지나자 발적은 뺨으로 퍼졌고 2주가 지나자 얼굴 전체와 목, 왼쪽 귀까지 빨개졌다. 고통도 극심했다. 마치 오븐 앞에 얼굴을 대고 있는 것과 같은 통증이었다.
이에 라라는 담당 일반의를 찾았고 스테로이드 크림을 처방 받았다. 하지만 크림을 바르자 증상은 오히려 악화되었고, 결국 그는 다시 병원을 찾았다. 그 곳에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질병 때문인지 확인하기 위해 혈액 및 소변 검사를 받았지만 결과는 모두 음성이었다. 결국 그는 개인 피부과전문의를 찾아 여러 가지 항생제와 국소 치료제를 받았지만, 그조차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의사는 라라의 얼굴에 대해 조직검사를 실시하고는 주사(rosacea)일 가능성이 있다며 항생제를 처방했다. 하지만 불행히도 처음엔 증상이 나아지는 듯 했지만 금새 재발했다. 그리고 증상은 손과 발에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러던 2022년 9월, 라라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의과대학의 피부과전문의에게 의뢰되어 진찰을 받았다. 의사는 보자마자 주사가 아니라며, 진료 후 홍색사지통증(erythromelalgia) 진단을 내렸다. 홍색사지통증은 얼굴과 손발에 타는 듯한 통증, 발적, 뜨거운 피부 증상을 유발하는 극히 드문 질환이다.
그러나 진단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의사가 해줄 수 있는 건 혈압약, 항우울제, 항발작제 등 몇 가지 약물을 처방하는 것 뿐이었다. 라라는 “아무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선풍기 바람을 쐬고 아이스팩을 몸에 계속 붙이고 있는 것 뿐이었다”고 말했다. 겨울에는 조금만 난방을 따뜻하게 해도 발진이 일어나기 때문에 집에서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2023년 1월에는 저체온증과 환각 증세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다.
같은 해 5월 홍색사지통증 전문의를 만나고서야 라라는 자신이 곰팡이와 같은 생물독소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만성염증반응증후군(CIRS)을 가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이로 인해 귀를 뚫었을 때 홍색사지통증 반응이 유발된 것이다. 병이 나으려면 깨끗한 환경에 있어야 하기에 그는 집을 뜯어내 곰팡이를 제거하는 공사를 했다. 그럼에도 증상은 매일 나타나고 있다. 라라는 샐러드, 수박, 감자 등 차가운 음식만 먹고 병원 진료 외에는 집에만 갇혀 지낸다.
사지 통증, 피부온도 상승이 특징인 드문 질환 홍색사지통증
홍색사지통증은 사지, 그 중에서도 주로 발에 타는 듯한 통증과 발적, 피부 온도가 상승하는 증상을 유발하는 드문 질환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과도한 혈류로 인해 주기적으로 증상이 발현되며, 평생 증상이 지속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극심한 작열통 △발적 △피부온도 증가가 있으며, 그 밖에도 △가려움 △부기 △발한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통증은 일정하게 지속되기도 하고,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한다. 한 번 발적이 나타나면 몇 분에서 며칠 동안 지속되기도 한다.
홍색사지통증의 유형 중 기저질환으로 인해서가 아닌 단독으로 발생하는 원발성 홍색사지통증은 알 수 없는 이유로 발생하는 특발성과 유전자 돌연변이로 발생하는 유전성이 있다. 속발성 홍색사지통증은 자가면역질환, 본태성혈소판증가증, 진성적혈구증가증, 혈소판감소증, 신경병증 등 다양한 질환과 연관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홍색사지통증은 만성적으로 진행해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는 질환이지만,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료방법은 뚜렷하지 않다. 원발성인 경우 치료에는 약물 치료가 포함되며, 속발성인 경우에는 근본적인 문제를 치료하면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증상은 보통 체온이 상승할 때 발생하기 때문에 카페인이나 매운 음식과 같이 체온을 높일 수 있는 음식은 섭취하지 않는 게 좋다. 운동 또한 체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수영이나 요가, 태극권 등 체온을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몸을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운동을 하도록 한다. 또한 평소에 서늘한 환경에서 생활하도록 하고, 잘 때에도 시원함을 유지해야 한다. 얼음물에 담그는 건 좋지 않다.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고, 피부 문제가 생길 위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