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박사 기업가정신 계승"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 별세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 [사진=유한양행]
올해 창립 98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에서 회장을 맡은 사람은 단 두 명뿐이다.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창업자 유일한 박사와 계승자 연만희 고문이다.

한 평생 유한양행의 창업정신을 뿌리내리기 위해 애썼던 연만희 전 유한양행 회장이 16일 별세했다. 향년 94세.

1930년 황해도 연백에서 태어난 연 전 회장은 1949년 고려대에 입학했고, 재학 시절 한국전쟁에 참전해 예비군 소위로 임관했다. 군 복무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1955년에 경제학사로 졸업한 그는 고려무진(국민은행 전신)에서 근무하다 1961년 유한양행 재정부 관리과 직원으로 입사했다.

1962년 유한양행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상장할 당시 유일한 박사는 당시 차장이었던 연 전 회장에게 상장 업무를 맡겼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총무부장, 상무, 전무 등을 거쳐 1982년 합작회사 대표로 갔다가 창업주의 딸 유재라 여사의 뜻에 따라 1987년 부사장으로 돌아왔다. 이듬해인 1988년부터 6년간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고 1993년부터 3년간 회장으로 재직 후 고문으로 물러났다. 2021년 퇴임하면서 60년간 몸담았던 회사와 작별을 고했다.

연 전 회장은 유한양행의 전문경영인 체제를 확립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그는 6년 동안 회사를 경영하면서 고위직이 나태해지는 걸 방지하기 위해 '직급 정년제'를 도입했고, 사장직도 한 번 연임하면 물러나도록 규정을 만들었다.

아울러 유일한 박사의 창업정신을 회사에 깊이 새겼다. 연 전 회장은 유 박사 이후 유일한 회장이었음에도 자신을 내세우거나 욕심을 내기보다는 늘 유 박사의 이념을 강조했다고 전해진다.

연 회장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2012년 한국경영인협회가 수여하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인상'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한국경영인협회가 제정한 '대한민국 기업보국대장'의 첫 번째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족은 부인 심문자 씨와 연태경(전 현대자동차 홍보 임원)·태준(홈플러스 부사장)·태옥씨, 사위 이상환(한양대 명예교수) 씨, 며느리 문선미·최난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다.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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