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쾌감 한번도 못느낀 20대男... '이것' 먹고 극치감 살아났다?

여성용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플리반세린으로 무극치감증 치료된 남성 사례 보고

평생 오르가슴을 느껴본 적 없는 28세 남성이 여성용 비아그라를 복용 후 치료된 사례가 보고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평생 오르가슴을 느껴본 적 없는 28세 남성이 ‘여성용 비아그라’라고 불리는 플리반세린(flibanserin)을 복용 후 치료된 사례가 보고됐다. 의료진은 이 약이 남성의 성적 문제를 치료하는 데도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미국 베일러의과대 비뇨기과 전문의들이 보고한 이번 사례는 평생 오르가슴을 경험하지 못한 익명의 28세 남성 케이스다. 해당 환자는 특별한 질환이 없었으며, 성욕이나 배뇨에도 문제가 없었고, 우울증도 앓고 있지 않았다. 일부 고혈압약이나 항우울제 등 이러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도 복용하고 있지 않았다.

처음 의료진은 뇌의 각성과 관련된 호르몬 및 화학물질을 높이는 약물과 생식기로 가는 혈류를 증가시키는 약 등 두 가지 약물을 처방했다. 하지만 두 약 모두 효과가 없었고, 심지어 한 가지 약은 음경 통증을 일으켜 복용을 중단해야 했다. 동시에 정신 건강상의 이유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성치료도 병행했다. 이 또한 3개월 동안 6차례에 걸쳐 진행했지만 효과가 없었다.

이후 의료진은 환자에게 플리반세린을 처방해 보았다. 그리고 4주 동안 약 30회를 복용한 후 환자는 처음으로 오르가슴을 경험했다. 의료진은 오르가슴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남성과 여성에서 ‘유사’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따라서 플리반세린이 남성 환자에게 유사한 방식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뚜렷한 원인 없이 무극치감증(anorgasmia)으로 고통받는 남성을 위해 구체적 치료 옵션이 부족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플리반세린의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기 가능하나 절정에 달하지 못하는 무극치감증

오르가슴이란 성적 쾌감의 최고조에 나타나는 극치감과 이에 따른 신체적 반응이 동반된 현상을 말하는데, 성행위 중 정상적인 성적 흥분 단계 이후 극치감이 지연되거나 없는 경우를 무극치감증이라고 한다. 무극치감은 남성 1000명 중 약 1명에게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지만, 일부 수치심에 도움을 구하지 않는 남성이 있을 가능성을 고려할 때 실제 비율은 더 높을 수 있다. 무극치감증은 발기가 가능하다는 부분에서 발기부전과는 다르다.

미국 클리블랜드클리닉에 따르면 무극치감증은 신체적, 정신적, 정서적, 의학적 요인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도 많고, 근본 원인을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제와 다른 기전으로 작용하는 플리반세린…국내에는 없어

플리반세린은 ‘애디(Addyi)’라는 브랜드로 판매되는, 폐경 전 여성의 저활동성 성욕장애(hypoactive sexual desire disorder, HSDD)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다. 흔히 ‘여성용 비아그라’라고 불린다. 처음에는 항우울제로 개발되었지만, 여성의 성욕을 높이는 작용이 발견돼 여성의 저활동성 성욕장애 치료제로 개발됐다.

보통 발기부전 치료제가 성기의 국소적인 혈류를 증가시키는 직접적인 작용을 하는 데 반해, 플리반세린은 뇌에서 쾌락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 수용체에 작용하는 원리로 성욕 감퇴를 치료하는 약이다. 때문에 성기능 향상이 아닌 성적 욕구를 개선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복용법도 다르다. 남성용 발기부전 치료제는 대개 성관계전 필요에 따라 복용하지만, 플리반세린은 1일 1회 꾸준히 복용해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플리반세린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최초의 여성 성기능치료제다. 하지만 이점에 비해 부작용이 크다는 이유로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이 승인되지 않았다. 효능과 시장성에 대한 우려로 국내에도 아직 들어오지 않았다. 플리반세린 복용 시 흔히 보고되는 부작용으로는 어지러움, 졸음, 메스꺼움, 피로 등이 있다.

실제로 해당 사례의 남성도 약을 복용하는 동안 불면증, 졸음, 우울감과 공격적인 기분이 드는 등 눈에 띄는 부작용을 경험했다고 보고했다. 다만, 그는 당분간은 부작용을 감수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시험적’으로 약을 계속 복용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번 사례는 《성의학(Sexual Medicine》 저널에 ‘First-time orgasm in a young man with lifelong anorgasmia after flibanserin use: a case report’라는 제목으로 보고됐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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