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방어체계 뚫어 암세포 공격”...스텔스 폭격기 닮은 항암요법 나왔다

美예일대 의대 “암의 방어망 뚫고 침입, 암세포 집중 공격하는 항암치료법 개발”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이 스텔스 폭격기를 닮은 항암 요법을 개발했다. '트로이 목마 치료법'이라고도 부르는 이 항암 치료법은 생쥐실험에서 뇌종양(신경교종), 유방암, 대장암 등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스텔스 폭격기는 적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고 적진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미국의 전략 폭격기다. 스텔기 폭격기처럼 암의 방어망을 뚫고 들어가, 뇌종양 등 암 세포를 죽일 수 있는 항암요법이 개발됐다.

미국 예일대 의대 연구팀은 암이 종양 성장을 촉진하는 데 쓰는 분자 안에 종양과 싸우는 항체를 몰래 감춘 뒤, 암의 방어체계를 교묘히 빠져나가 암세포를 공격하는 새로운 항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항암 치료법을 ‘항핵 미사일 암치료법(Antinuclear Missile Cancer Therapy)'으로 명명했다. 일명 ‘트로이 목마 치료법’이다.

이 연구 결과(Cathepsin B Nuclear Flux in a DNA-Guided "Antinuclear Missile" Cancer Therapy)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ACS 센트럴 사이언스(ACS Central Science)≫에 실렸고 미국 건강의학매체 ‘메디컬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소개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 새로운 항암요법은 ‘보호기능을 갖춘 혈뇌 장벽(Protective blood-brain barrier)’ 때문에 치료하기 힘든 뇌종양 등 각종 암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생쥐실험 결과 나타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제임스 한센 박사(예일암센터, 방사선종양학)는 “종양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하는 능력을 활용하기 위해 루푸스에서 재설계된 '치료제 운반 항체(항핵 항체)' 덕분에 새로운 항암요법이 가능케 됐다”고 말했다. 이는 항핵 항체가 ‘핵산 분자’에 비밀리에 탑승해 일단 종양 안으로 들어가면, 변장을 벗고 항핵 미사일을 발사해 암세포를 죽이는 개념의 항암 치료법이다. 핵산 분자는 새로운 DNA(데옥시리보핵산)를 만들고 종양의 성장을 돕는다.

이 항암요법은 기존 항체와 화학요법을 결합하는 다른 항암요법과는 다르다. 이 항암요법의 항체는 순환하며, 특정 종양세포 표면 표지자(HER2, PD-L1 등)를 찾아 공격할 위치를 파악하지 않는다. 그 대신 종양 환경 속으로 눈에 띄지 않게 침투한다. 이런 표적 치료법은 독성 부작용을 크게 줄여준다.

한센 박사는 “항핵 항체-약물 접합체(ANADC)는 종양 주변에 떠다니는 DNA 배출물을 찾아내 종양을 추적한다. 종양에 특정 표면 수용체가 없고, 다른 기존 항체에는 보이지 않는 경우에도 추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항핵 항체-약물 접합체가 생쥐실험에서 뇌종양(신경교종) 생쥐의 생존율을 개선했고 유방암, 대장암에도 좋은 효과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 항암요법을 임상시험 환경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항핵 항체-역물 접합체는 표면 수용체 대신 세포 외 핵산을 표적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암 유형에 관계없이 모든 종양을 표적으로 삼아 공격할 수 있다. 다른 병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항핵 항체를 활용하면 종양이나 심장마비, 뇌졸중, 외상 등 DNA 방출 증가와 관련된 손상 부위에 약물, 단백질, 유전자 치료제 등을 전달할 수 있다.

    김영섭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