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작은 우리 아이 성장호르몬 치료 해볼까 말까
"부작용 있지만 조절 가능...비만아이는 생활습관 개선 병행"
여름방학을 앞두고 아이 키 코민으로 성장 치료를 고민하는 부모들이 있다. 이 치료는 또래와 비교해 유난히 키가 작거나 1년에 4cm 미만으로 성장이 더딜 때 시행한다. 성장 효과를 기대할 순 있지만 가려움, 구토와 같은 가벼운 부작용부터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까지도 나타날 수 있어 치료를 꺼리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성장호르몬 주사 처방 건수는 2018년 5만5075건에서 2022년 19만건으로 약 3.45배 급증했다. 다만 같은 기간 식약처에 보고된 성장호르몬 주사 관련 이상사례 역시 320건에서 1604건으로 약 5배 증가했다.
성장 호르몬 치료 관련 부작용으로는 △발진 △전신 가려움증 △두통 △구토 등이 있다. 혈당 상승을 야기해 드물게 고혈압, 2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의료계는 부작용 발생이 일시적이고, 보조 치료를 통해 조절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노유선 강동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로 당뇨병이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당뇨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한 청소년이 치료를 시작할 땐 정기 혈당검사가 필요하다"며 "이 경우 운동, 식습관 등의 생활습관 교정도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 받으면 4~5cm 성장...집에서도 투약 가능
성장호르몬 치료를 2년 동안 받으면 대부분의 아이는 예상 키보다 평균 4~5cm 추가로 클 수 있다. 성장 효과를 제대로 보려면 3개월마다 아이 키를 확인해 원래 성장 곡선보다 잘 크고 있는 지 관찰해야 한다. 성장의 끝 무렵까지 가능한데 여아는 뼈나이 14~15세, 남아는 16~17세 정도다.
성장 호르몬 치료는 자가 투약으로 이뤄진다. 호르몬 주사제를 매일 보호자가 투여하는 게 일반 적이며 성장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는 밤 시간대, 잠들기 30분 전에 맞는 것이 효과적이다.
주사는 일반 주사기가 아닌 펜 타입의 주사로 처방 용량을 설정해 투여한다. 피하지방이 많은 배나 엉덩이 등에 맞힌다. 펜을 누르듯이 밀면 돼 큰 부담을 가질 필요는 없다. 노 교수는 "간혹 깜빡하고 주사를 놓치거나 약제 용량을 잘못 설정해 투여하는 경우가 있다"며 "약은 우리 몸의 성장 호르몬과 같은 성분이니 안심하고 다음 날부터 정량으로 투여 간격을 지키면 된다"고 조언했다.
주사 바늘이 얇아 불편함 없이 투약이 가능하지만 주사 공포증으로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도 있다. 노 교수는 "약을 주사할 때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주사약보다 실온에 잠시 둔 약이나 손바닥으로 주사기를 굴려 온도를 높인 약을 주사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주사를 놓는 부위를 바꾸는 것도 좋다. 엉덩이 주사를 놓았다면 허벅지나 배에 주사를 놓는 식으로 아이가 덜 아파하는 부위를 찾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