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대고 채식 고집하면 안 된다”...왜?

특정 유전자변이 있는 사람, 채식하면 칼슘 수치 너무 높아져…신장결석 심혈관병 위험 ‘쑥’

특정 유전자 변이(MMAA 유전자 변이)를 가진 사람에겐 채식이 맞지 않다. 이런 사람이 과일 채소 등 채식을 하면 칼슘이 많이 생가며 콩팥결석 심장마비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기초 연구 결과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에 해당하는지 아직 알 수 없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채식주의는 일반적으로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유전적으로 채식이 맞지 않은 사람도 있으며, 이런 사람이 채식을 고집하면 콩팥에 돌이 생기는 신장결석이나 심장마비 뇌졸중 등 심혈관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조지아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채식주의자 가운데 일부는 칼슘 대사와 관련 있는 특정 유전자 변이(MMAA 유전자 변이), 즉 ‘대립유전자형(Minor Allele)’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채식은 이들의 칼슘 대사에 나쁜 영향을 미쳐, 콩팥에 돌이 생기거나 심장마비 뇌졸중에 걸릴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마이클 프랜시스 박사(생물정보학)는 “과일 채소 등 채식 위주의 식단이 어떤 사람에게 적합한지 여부를 결정할 때는 유전학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채식이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이를 즐기는 사람은 혈액 검사로 칼슘 수치가 정상인지 여부를 수시로 점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채식은 총콜레스테롤과 나쁜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심장병 제2형당뇨병의 위험을 낮추는 등 건강에 이로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특정 유전자 변이를 지닌 일부 사람의 콩팥과 심혈관 건강에는 해로울 수 있는 것으로 이번 연구 결과 밝혀졌다.

연구팀은 약 15만 명의 참가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채식에 대한 엄격한 기준을 준수하는 2300명을 골라 유전적 요인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는 LDL 콜레스테롤 등 수치가 낮았으며, 이는 심장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들 채식주의자는 비 채식주의자에 비해 비타민D 수치가 더 낮고, 중성지방(트리글리세라이드) 수치가 더 높았다. 주로 햇빛으로 흡수하는 비타민D는 뼈 건강과 면역 기능에 중요하다. 부족하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성지방 수치가 높으면 심혈관병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는 칼슘 수치가 낮아지는 반면, 대립유전자형을 지닌 일부 사람은 칼슘 수치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절한 칼슘 수치는 뼈 건강과 치아 건강에 좋다. 하지만 칼슘 수치가 너무 높으면 신장결석, 심혈관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는 호르몬 수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부분의 채식주의자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낮아졌다. 반면 대립유전자형을 지닌 일부 사람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아졌다. 또한 이런 사람은 사구체 여과율이 낮아져 채식이 콩팥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마이클 프랜시스 박사(생물정보학)는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을 통한 건강 개선과 관련된 강력한 지식 기반을 제공한다”며 "획일적으로 식단을 권장하는 데서 벗어나, 개인 맞춤형 영양 관리 기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영양유전학 연구와 임상시험에 대한 대폭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기초 연구에는 조지아대 유전학과 카이숑 예 박사, 하버드대 케네스 웨스터만 박사와 알리사 매닝 박사도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Gene-vegetarianism interactions in calcium, estimated glomerular filtration rate, and testosterone identified in genome-wide analysis across 30 biomarkers)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유전학(PLOS Genetics)≫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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