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확률로 알츠하이머병 진행 예측하는 AI 나왔다

현재의 임상진단보다 3배 더 정확하면서 비침습적이고 저비용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이 새로운 접근법이 침습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치매 진단 검사의 필요성을 줄이는 동시에 치료 결과를 조기에 개선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도구를 개발했다. 정확도는 80% 정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벼운 기억력과 사고 문제를 가진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지 그리고 얼마나 빨리 진행될지를 80% 확률로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도구가 개발됐다. 12일(현지시간) 《e임상의학(eClinicalMedicine)》에 발표된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의학전문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가 보도한 내용이다.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연구진은 이 새로운 접근법이 침습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치매 진단 검사의 필요성을 줄이는 동시에 치료 결과를 조기에 개선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치매는 전 세계적으로 55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며 연간 8200억 달러(약1129조 원)로 추정되는 비용을 발생시킨다. 향후 50년 동안 환자 수는 거의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의 주요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으로 60~80%를 차지한다. 빨리 발견할수록 치료효과가 좋아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하지만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검사나 요추천자와 같은 침습적이거나 값비싼 검사를 사용하지 않으면 치매 조기 진단과 예후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에 따라 환자의 최대 3분의 1이 오진될 수 있고 다른 환자들은 너무 늦게 진단돼 치료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연구진은 미국 연구 코호트에 속한 약 400명으로부터 일상적으로 수집된 비침습적이고 저렴한 환자 데이터(회백질 위축을 보여주는 인지 테스트 및 구조적 MRI 스캔)를 사용해 알츠하이머병 진행 여부를 진단하는 기계학습 모델을 개발했다. 그런 다음 미국 코호트의 추가 참가자 600명의 실제 환자 데이터와 영국과 싱가포르의 메모리 클리닉의 900명의 독립적 데이터를 통해 이 AI 모델을 예측 정확도를 검증했다.

이 AI 모델은 안정적인 경도 인지 장애가 있는 사람과 3년 이내에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 사람을 구별해냈다. 또 82%의 사례에서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된 사람을 정확하게 식별했고, 81%의 사례에서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을 인지검사와 MRI 촬영만으로 정확하게 식별해냈다.

AI 모델은 현재의 치료 기준, 즉 표준 임상 생체지표(회백질 위축이나 인지점수)나 전문의의 임상진단보다 알츠하이머병으로 진행을 예측하는 데 약 3배 더 정확했다. 이는 이 AI 모델이 오진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AI 모델은 기억 클리닉을 처음 방문했을 때의 데이터를 토대로 연구진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람들을 세 그룹으로 계층화 할 수 있게 해준다. 증상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사람들(참가자의 약 50%), 알츠하이머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사람들(약 35%), 그리고 더 빠르게 진행되는 사람들(15%)이다.

이러한 예측은 6년에 걸친 추적 조사로 검증을 거쳤다. 이는 새로운 치료법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상태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한 사람들을 식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기억상실과 같은 증상이 있지만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는 50%의 사람들은 치매가 아닌 불안이나 우울증과 같은 다른 원인으로 인한 증상일 수 있으므로 다른 임상 치료를 받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연구책임자인 케임브리지대의 조 쿠르치 교수는 “인지검사와 MRI 데이터만으로 누군가가 가벼운 증상에서 알츠하이머로 진행될지, 만약 그렇다면, 그 진행이 빠를지, 느릴지를 예측하는 데 현재의 접근 방식보다 훨씬 더 민감한 도구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어떤 사람들이 가장 가까운 치료를 필요로 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가 예측하는 그런 환자들에 대한 불안감을 제거할 수 있다“며 ”의료 자원에 대한 강한 압박이 있는 시기에, 이것은 또한 불필요한 침습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진단 검사의 필요성을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제 혈관성 치매나 전두측두엽 치매와 같은 다른 형태의 치매로 모델을 확장하고 혈액 검사의 생체지표와 같은 다양한 유형의 데이터까지 포괄할 수 있게 모델을 개선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쿠르치 교수는 “치매가 제기하는 건강 문제에 대처하려면 가능한 한 빨리 파악하고 개입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도구가 필요하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임상의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사람을 올바른 진단 및 치료 경로에 할당되도록 AI 도구를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thelancet.com/journals/eclinm/article/PIIS2589-5370(24)00304-3/fulltext)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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