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중엔 ‘이것’이, 치매 예방에 단연 으뜸?

에스프레소 속 화합물 ‘테오브로민’, 뇌 ‘타우 단백질’ 엉킴 막아 치매 발병 늦춰

고농축 원두커피인 에스프레소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발병을 늦추는 효과를 낸다. 향기도 좋고 건강에도 좋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커피가 우울증, 제2형당뇨병, 심장병, 알츠하이머성 치매, 파킨슨병, 간암 및 간경변 등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적지 않다. 특히 치매의 70~80%를 차지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알츠하이머병) 발병을 늦춰준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몇 년 새 미국 하버드대 의대, 클리블랜드클리닉, 메이요클리닉 등에서 잇따라 나왔다.

또한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농업 및 화학 저널(Journal of Agriculture and Chemistry)≫에 실린 이탈리아 베로나대 연구 결과(2023년 7월)를 보면 에스프레스 속 화합물인 ‘테오브로민’이 알츠하이머병 원인 중 하나인 뇌 속 타우 단백질의 엉킴을 막아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프레소는 고농축 원액 커피다. 테오브로민 성분은 식욕을 억누르는 호르몬(렙틴)의 분비를 자극하기도 한다. 다크 초콜릿에도 많이 들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스프레소 추출물 외에 카페인, 제니스테인도 비슷한 치매 예방 효과를 내지만 에스프레소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제니스테인 성분은 청국장에 많이 들어 있다. 또한 이들 세 가지 물질의 농도가 높아질수록 타우 단백질 원섬유가 작아지고, 더 크게 엉키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프레소와 알츠하이머병의 연관성 연구를 주도한 베로나대 마리아피나 도노프리오 박사(생화학)는 “에스프레소 샷의 화학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화합물인 테오브로민이 타우 단백질의 엉킴(응집)을 억제해 알츠하이머병 발병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와의 인터뷰에서다.

에스프레소 샷의 또 다른 장점은 설탕, 우유 등을 타지 않아도 독특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침에 향기로운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면 머리가 맑아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하버드헬스 블로그의 의료 정보에 의하면 크림과 향이 첨가된 시럽을 넣은 커피보다는 에스프레소나 우유를 약간 탄 커피가 건강에 더 좋다.

하버드대 의대 등 연구 결과를 보면 적당량의 커피(건강한 사람의 경우 하루 3~5잔, 400mg의 카페인에 해당하는 양)를 마시면 건강에 여러 모로 유익하다. 클리블랜드클리닉 데본 피어트 박사(영양학)는 “커피는 기분을 좋게 하는 음료 그 이상이다. 커피는 유익한 화합물의 강력한 공급원이다. 여기에는 비타민B, 칼륨, 리보플라빈과 함께 스트레스와 염증을 퇴치하는 데 도움이 되는 페놀 화합물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면 불안, 불면증이 나타나고 심박수가 너무 빨라진다. 특히 빈 속에 커피를 마시면 위 점막이 자극을 받아 위염, 위궤양이 생길 수 있다. 복통, 설사, 심장 두근거림, 불안감, 불면 등 증상에 시달리는 사람은 커피를 가급적 피하는 게 좋다.

알츠하이머병은 뇌 속 아밀로이드-베타 단백질의 축적과 타우 단백질의 엉킴 등 두 가지 때문에 일어난다. 또한 이탈리아 사람은 대체적으로 노년기까지 건강하고 활동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 3대 장수촌 가운데 한 곳이 이 나라 사르디아섬에 있다. 일부 이탈리아인의 건강 장수에는 그들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 외에 에스프레소를 즐기는 생활습관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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