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위고비'로 성공 맛본 노보노, 당뇨약 허가엔 '삐끗'
주1회 주사제 '인슐린 아이코덱' 저혈당 문제 등 지적받아
덴마크 소재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준비 중인 당뇨약 '인슐린 아이코덱'의 글로벌 허가 작업에 제동이 걸렸다. 약물을 사용한 제1형 당뇨병 환자에서 저혈당 발생 문제가 도마에 오르며, 승인 일정이 뒤로 밀리게 된 것이다. 사실상 연내 출시가 어려워졌다.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출시하며 승승장구하던 상황과는 대비되는 모양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노보 노디스크가 제출한 주 1회 인슐린 주사제 아이코덱의 허가 신청을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코덱은 제1형 및 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강하 목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FDA 자문위원회는 승인에 앞서 약물 심의를 열고 아이코덱의 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했다. 여기서 자문위는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아이코덱의 안전성과 제조공정 상의 문제를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의에 참석한 11명의 자문위원 중 7명이 아이코덱의 치료 혜택을 확인하기엔 임상근거가 충분치 않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FDA는 회사 측에 보낸 보완요청서신(CRL)을 통해 "제조 공정 및 제1형 당뇨병 적응증과 관련된 보완 자료를 요청했다"며 "올 연말까지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현재 아이코덱은 유럽 및 캐나다, 일본, 호주에서 '어위클리(Awiqli)'라는 상품명으로 제1형 및 2형 당뇨병 치료제로 승인을 받았으며, 중국에서도 제2형 당뇨병에 허가를 획득했다.
노보 노디스크 관계자는 "FDA와 긴밀히 협력해 자료 검토를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당뇨병을 앓고 있는 성인 환자에게 주 1회 인슐린 주사제라는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노보 노디스크는 평균 15% 수준의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비만약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를 시장에 내놓으며 유럽 시가총액 1위 기업에 등극했다. 위고비가 속한 비만약(GLP-1 유사체 작용제) 시장에는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의 경쟁이 불붙은 양상이다.
노보 노디스크는 높아진 인기 만큼 제품 공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세마글루타이드를 성분으로 하는 비만약 위고비와 당뇨약 '오젬픽'의 생산 공장을 증설하는 데 41억 달러(한화 약 5조64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경쟁사인 릴리 또한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와 비만약 '젭바운드'의 생산시설 구축에 53억 달러(약 7조 3000억)을 투자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