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다보니 내 얘기" …정신 질환 호소하는 젊은이들 늘어나는 이유
소셜 미디어 등을 통해 정신 질환에 대한 관심과 정보 많아져
우울증과 불안 장애와 같은 정신 질환이 젊은 성인들에게도 퍼지며 치료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일부 정신과 약물의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정신 질환에 대한 대중의 관심 증가와 맥을 같이 한다.
영국의 심리학자 루시 파울크스는 관심 증가와 유병률 증가 추세가 연결돼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정신 질환에 대한 인식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사람들이 비교적 경미하거나 일시적인 문제를 겪고 있을 때 자신을 부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호주 비영리매체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따르면 호주 멜버른대 연구진은 실제 정신 질환에 대한 광범위한 개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실제로 자가 진단을 내릴 가능성이 더 높은지 살펴봤다.
연구진은 자가 진단을 전문가로부터 진단을 받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스스로 질병이 있다고 믿는 것으로 정의했다. 또 비교적 가벼운 상태를 포함해 다양한 경험과 행동을 장애로 판단하는 경우 ‘광범위한 정신 질환 개념’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연구진은 미국 성인 474명을 대상으로 정신 장애가 있다고 믿는지, 의료 전문가로부터 진단을 받았는지 물었다. 또 다른 가능한 기여 요인과 인구 통계에 대해서도 물었다.
연구 결과 42%가 현재 자가 진단한 질환이 있다고 응답했고, 대부분은 의료 전문가로부터 추가 진단을 받았다. 진단 하기 전 가장 강력한 예측 요인은 상대적으로 심각한 고통을 겪는 것이었다. 고통 다음으로 중요한 두 번째 요인은 정신 질환에 대한 광범위한 개념을 갖는 것이었다. 고통 수준이 동일할 때, 광범위한 개념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정신 장애 진단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더 높았다.
흥미로운 점은 자가 진단을 했지만 전문적인 진단을 받지 않은 사람들은 진단을 받은 사람들보다 더 광범위한 질병 개념을 갖는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또 더 젊고 정치적으로 진보적인 사람들은 진단을 보고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정신 질환에 대한 광범위한 개념이 자가 진단을 촉진하고, 그로 인해 정신 건강 문제의 유병률을 증가시킬 수 있다”며 “근거 없는 자가 진단은 비교적 가벼운 수준의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불필요하고 부적절하며 비효과적인 도움을 구하도록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호주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비교적 가벼운 고통을 겪고 심리 치료를 받은 사람들은 개선된 것보다 악화되는 경우가 더 많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효과는 특히 젊은이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젊은이들은 소셜 미디어 소비로 인해 정신 질환에 대한 광범위한 개념을 가질 가능성이 가장 높으며, 비교적 높고 증가하는 비율로 정신 건강 이상을 경험한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