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올 땐, 수면제보다 ‘이것’이 더 낫다?

‘자기 체중의 12%내외 나가는 묵직한 담요’가 효과적…“멜라토닌 수치 32% 증가”

푹푹 찌는 여름이다. 하지만 잠을 못이루는 사람은 묵직한 담요(자기 체중의 12% 안팎)를 덮고 자면, 숙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 연구팀의 도움말이다. 특히 밤에 불안하고 잠에 들지 못하는 사람은 에어콘이나 선풍기를 좀 세게 틀고, 묵직한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해보자.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멜라토닌 보충제는 알약 형태의 수면 호르몬이다. 미국의사협회지(2022년 2월) 데이터를 보면 최근 20년 동안 멜라토닌 보충제의 이용량이 약 5배(478%)나 늘어났다. 이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도 많이 늘었지만, 멜라토닌 보충제가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건강한 수면에 수면제나 멜라토닉 보충제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발을 따뜻하게 하거나, 바나나 차나 따뜻한 우유를 한 잔 마시는 등 여러 방법이 추천된다. 숙면을 취하는 데 필요한 것은 사람마다 다르다. 자신에게 딱 맞는 걸 찾아, 적절히 활용하는 게 생활의 지혜다.

미국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에 따르면 묵직한 담요를 덮고 자는 게 멜라토닌보다 더 강력하고, 자연스럽고, 믿음직한 불면증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더헬시는 국제학술지 ≪수면연구 저널(Journal of Sleep Research)≫에 실린 스웨덴 웁살라대 의대·약대 연구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소개했다. 멜라토닌 보충제는 누구에게나 항상 효과가 있지는 않다. 따라서 묵직한 담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연구팀은 남녀 26명을 대상으로 하룻밤은 묵직한(두툼한) 담요를, 하룻밤은 가벼운(얇은) 담요를 덮고 자도록 했다. 그런 뒤 참가자의 침(타액)에서 세 가지 호르몬(멜라토닌, 옥시토신, 코티솔)의 수치를 측정했다. 그 결과 묵직한 담요를 덮고 잤을 때 멜라토닌 수치가 32% 높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크리스티안 베네딕트 박사(제약생명과학과)는 “개인 몸무게의 약 12%에 해당하는 담요가 숙면에 효과적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멜라토닌 보충제가 불면증을 해소하는 데 항상 최선의 해결책이 아니다. 멜라토닌 보충제의 성분 함량이 들쭉날쭉이다. 라벨에 표시된 것보다 더 적은 양의 멜라토닌이 들어 있는 보충제도 있고, 최대 500%나 더 많은 멜라토닌이 들어 있는 보충제도 있다. 멜라토닌을 너무 많이 섭취하면 두통, 졸음, 구토, 혈압 변화(저혈압 또는 고혈압) 등 원치 않는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멜라토닌은 뇌가 어둠 속에 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일주기 리듬을 조절해 수면에 도움을 준다. 하지만 종전 독일의 연구 결과(2012년)을 보면 나이가 들면 멜라토닌 분비량이 줄어든다. 또한 치매, 제2형당뇨병, 일부 암을 앓는 사람에게서 멜라토닌 분비량이 감소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료정보에 의하면 개인용 전자기기 사용, 잠들기 직전의 식사 등 생활습관이 멜라토닌 생성과 숙면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멜라토닌의 효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도 논쟁의 여지가 있다. 특히 미국 수면의학아카데미 등의 가이드라인을 보면 멜라토닌 복용이 만성 불면증에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 멜라토닌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멜라토닌 수용체가 둔감해질 수 있으며,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베네딕트 박사는 “묵직한 담요를 덮고 자면 자연스럽게 깊은 잠에 빠져들 수 있다. 담요의 무게를 통한 압력 조절이 신경계를 진정시키고 불안감을 줄이고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묵직한 담요는 특히 밤에 불안감을 느낄 때 더 빨리 잠드는 데 좋은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수면재단에 의하면 묵직한 담요는 신생아가 꽉 조이는 포대기 속에서 포근하고 아늑한 느낌을 갖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작용해 숙면을 돕는다. 요즘 같은 무더위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에어컨이나 선풍기를 좀 세게 튼 채, 묵직한 담요를 덮고 잠을 청해야 할 것 같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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