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엔, 온열병만 무서운 게 아냐”…여섯 가지나 있다

찜통더위엔, 심장마비 뇌졸중 편두통 콩팥병 고혈압 등 발작 및 악화 조심해야

올여름 '역대급 폭염'이 두렵다. 찜통더위, 열대야 등 폭염을 걱정하는 사람이 주변에 적지 않다. 불볕더위엔 아이스크림은 녹고, 깨뜨린 달걀은 익는다. 푹푹 찐다. 노약자는 이번 여름에 잘 버틸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할 것 같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찜통 더위에는 노인, 어린이, 병자 등 면역력이 뚝 떨어진 사람은 건강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폭염엔 온열병만 무서운 게 아니다. 미국 건강매체 ‘헬스라인’에 따르면 면역력이 약한 사람은 심장마비(급성 심근경색), 뇌졸중, 편두통, 콩팥병 고혈압 등의 발작 증상과 악화에 조심해야 한다.

20세 이상의 미국 성인 2억1900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연구 결과를 보면 폭염과 전체 사망률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미국 텍사스크리스천대 의대 로안나 루크 박사(교육담당 부학장)는 "여름에는 즐거운 야외 활동으로 정신이 산만해지기 쉽지만, 노약자는 특히 몸의 신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열의 위험성과 이를 피하는 방법을 충분히 이해하는 게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철, 건강에 바짝 신경을 써야 하는 사람으로는 스스로 체온을 조절하지 못하거나 수분을 요청하거나 섭취할 수 없는 영유아, 나이든 사람(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자), 임산부, 각종 만성병 환자 등을 꼽을 수 있다.

열과 관련한 건강 문제에 면역이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특정 병의 징후나 증상을 이해하면 자신과 위험이 높은 주변 사람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미국 건강의료매체 ‘헬스라인’은 폭염, 열대야 등 찜통 더위에 우려되는 건강 위험 6가지와 대처법을 짚었다.

◇편두통 발작= 편두통은 세계 인구의 12~15%가 겪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메모리얼 헤르만 조슈아 파인스타인 박사(응급의학 전문의)는 "편두통의 증상은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 외에 빛과 소리에 대한 민감성과 과민증,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두통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더위가 편두통 발작의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편두통 환자 약 1만5000명을 포함한 약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습도 온도 등 각종 날씨가 두통 발생률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파인스타인 박사는 "더위는 염증을 악화해 편두통 증상이 지속되는 시간을 늘릴 수 있다”며 “탈수 상태가 되면 편두통과 싸우는 능력이 뚝 떨어질 수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혈압 상승 또는 하락= 더위로 혈압이 확 낮아지거나 높아질 수 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리면 체액과 혈액량이 줄어든다. 이는 저혈압으로 이어질 수 있다. 누워 있다가 일어서는 등 자세를 바꿀 때 이런 문제(기립성 저혈압)가 나타날 수 있다. 심한 어지럼증을 느낀다. 탈수로 콩팥에 부담이 생기고, 혈압이 낮아진다. 루크 박사는 “반면 일부 사람은 혈압이 높아질 수 있다. 열사병의 경우 체온이 올라가지 않도록 체온을 낮추고 땀을 내보내야 한다. 이 때문에 혈액순환이 활발해진다. 더위로 혈압이 확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혈압이 오르면 두통과 현기증이 나타날 수 있다.

폭염 땐 외출 전에 물을 2~3컵 마시거나, 마실 물을 아예 갖고 다니는 게 좋다. 찜통 더위에 노출되는 사람은 틈틈이 그늘을 찾아 쉬고, 모자와 선글라스를 쓰고 다녀야 한다. 특히 무력감, 두통, 메스꺼움을 느끼면 서둘러 더위를 피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젖은 천이나 얼음주머니를 사용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콩팥병(신장병) 악화= 종전 연구 결과(2022년)를 보면 콩팥병 환자가 응급실을 찾는 것과 폭염 노출 사이에는 큰 연관성이 있다. 루크 박사는 "콩팥은 우리 몸의 체액 조절을 돕는다. 폭염으로 땀을 많이 흘리고, 스트레스까지 받으면 콩팥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무더운 여름철엔 콩팥 기능의 유지를 위해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 폭염에는 탈수 위험이 높아진다. 콩팥병은 세계 인구의 약 11%에 영향을 미친다.

◇열사병 발생= 파인스타인 박사는 "더위는 탈수를 통해 뇌졸중을 일으키고, 체온을 높여 열사병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뇌졸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사병의 징후에는 정신 혼란, 행동 변화, 언어 변화, 발작 등이 포함된다. 열 탈진은 열사병과는 좀 다르다. 열탈진은 몸이 과열됐다는 적신호다. 두통, 현기증, 메스꺼움 등 열 탈진 증상이 나타나면 체온을 낮추고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해야 한다. 그늘을 찾아 휴식을 취하고 냉찜질을 해야 한다. 탈수 증상을 악화할 수 있는 카페인과 알코올을 피해야 한다.

◇심장마비 발생= 국제학술지 ≪순환(Circulation)≫에 실린 연구 결과(2023년)에 따르면 더위로 인한 심혈관병 사망자가 21세기 중반(2036~2065년)까지 약 162% 급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장쑤성의 심장마비 사망자 약 20만2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2023년)를 보면 심장마비로 숨질 위험과 매우 덥거나 추운 기온 사이에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루크 박사는 "열, 특히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심장은 땀을 흘리고, 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피를 피부 쪽으로 순환시켜야 한다. 심장의 업무량이 크게 늘어난다. 심장마비 등 위험이 덩달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심장마비의 징후는 가슴 통증이나 압박감 외에 팔 통증, 숨가쁨, 메스꺼움, 어지러움 등 다양하다.

◇뇌졸중 발생= 종전 연구 결과(2020년)를 보면 더위 등 기상 조건이 지구 온난화 탓에 새로운 뇌졸중 위험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위 노출과 뇌졸중 발생 사이에는 1~6일의 시차가 있을 수 있다. 폭염에 심하게 노출됐다면 약 일주일 뒤까지 뇌졸중 증후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흘 동안 평균 기온이 9°C 높아질 때마다 뇌졸중 중증도가 67%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루크 박사는 “폭염은 노인의 신체에 스트레스를 주며, 이는 특히 고혈압 등 위험 요인을 가진 사람의 뇌졸중 발병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뇌졸중 증상에는 팔이나 다리의 약화(특히 한 쪽의 약화), 시력 변화, 얼굴 처짐, 어눌한 말투, 걷기 어려움(보행장애)이나 균형감각 상실 등이 있다. 뇌졸중 치료엔 신속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무더위 속에서 안전하고 시원하게 지내는 방법으로 열 관련 건강문제의 위험성 파악, 충분한 수분 섭취, 외출 전 물 2~3컵 마시기, 무리한 운동 피하기, 실외에서 그늘을 찾고 모자, 보호 복장 착용, 선풍기·에어컨 등 사용과 충분한 휴식, 병 징후 살피기, 병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 찾아 진료받기 등을 들었다. 무력감, 두통, 메스꺼움을 느끼면 더위를 피하고 수분을 많이 섭취하고 젖은 천이나 얼음주머니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도 썩 효과가 없으면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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