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성형 수술만은 하지마라!"...성형외과 의사도 한사코 말리는 것은?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성형외과 전문의도 권하지 않는 성형수술이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매주 목요일 [성형의 원리] 코너에 '칼럼'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주까지 매주 써온 것이 벌써 99편이 되었습니다. 부족함이 많은 글들이지만, 홍보성으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은 지양하고 의학적으로 도움이 되는 정보만을 쓰려고 늘 신경 써 왔습니다.

'이상을 구현하기 보다, 구체적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100여 회에 걸친 연재에서도 어떤 수술이 좋다는 내용보다, '이런 것은 피하라'는 이야기를 할 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읽어주신 것 같습니다. 100회를 자축할 겸, '성형외과 전문의가 권하지 않는 수술들'에 대해 그간 말씀드린 내용을 다시 정리해 보았습니다.

100회 동안 가장 여러 번 '하지 말라'라고 강조했던 수술은 바로 소위 '뒤 밑 트임'과 같은 눈꼬리를 내리는 수술입니다. 이 주제 만으로 세 번 정도 글을 썼습니다.

한국어에는 '눈꼬리가 올라갔다'라는 표현이 있어서, 눈꼬리의 각도를 바꿔 눈의 모습을 변화시키려는 생각을 하기가 쉽습니다. 흔히 강아지상은 눈꼬리가 내려갔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래 사진을 보면, 강아지상과 고양이 상의 눈꼬리는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강아지상과 고양이상의 눈꼬리는 별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눈꼬리는 비슷하지만, 사실 이 두 눈은 굉장히 다른 느낌입니다.

두 눈의 느낌은 매우 다르지만, 그 원인은 눈꼬리의 차이가 아닙니다.

잘 보면, 눈꼬리의 느낌을 좌우하는 것은 눈 앞머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실제 눈의 모습을 고려하지 않고, 눈꼬리가 내려간 이미지만으로 수술한다면 자연스럽지도 아름답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눈이 됩니다.

눈꼬리 내리는 수술을 하면 자연스럽지도 아름답지도 건강하지도 않은 눈이 됩니다.

해결책은 당연히 눈앞머리에 있습니다.

해결책은 눈 앞머리를 올려주는 것입니다.

'눈꼬리 내리기' 같은 수술은 그 자체로도 바람직하지 않은 면이 많습니다. 그런데, 하지 마시라 말씀드리는 이유는 미용적, 기능적, 해부학적으로 우수한 대안이 있기 때문입니다.

후술할 수술들도 마찬가지로 적절하고 우수한 대안들이 있습니다. 공간 관계상 해당 내용을 여기에 다 싣지는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해당 칼럼(https://kormedi.com/1415865)에서 모두 읽으실 수 있습니다.

매부리코처럼 보인다고 뼈를 깎고 보형물을 넣는 코 수술

성형외과학이 서양 의학에 뿌리를 두다 보니, 서양인 기준의 수술법이 한국인에게 적합하지 않아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서양인과 동양인의 매부리코는 그 양상이 크게 다릅니다. 서양인의 매부리코 수술은 대개 '큰 코를 줄이는 것' 이 그 목적입니다.

서양인의 매부리코 수술은 대부분 '큰 코를 줄이는 것' [사진=Mastering Rhinoplasty - Rollin K. Daniel]
한국인이 스스로 '매부리코'라 말하는 경우, 가장 흔한 형태는 코끝만 낮은 코입니다. 필요한 수술은 당연히 코끝을 높이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매부리코'에서 다수는 코끝만 높여줘도 됩니다.

한국인에서 콧대가 높은 매부리코는 그리 흔치 않을뿐더러, 콧대가 높은 경우도 대개 코끝이 낮습니다.

콧대가 높은 매부리코의 원인도 대개 낮은 코끝입니다. 콧등을 줄이면서, 코끝을 높여 줍니다.

그러므로, 한국인의 매부리코의 본질은 '콧등이 높은 코'보다는 '코끝이 낮은 코'에 더 가깝습니다. 가장 중요한 수술 역시 코끝을 높이는 것입니다.

한국인의 '매부리코'에서 뼈를 깎아야 할 경우는 흔치 않고, '보형물'이 꼭 필요한 경우도 드뭅니다. 그런데, 실상 시행되는 매부리코 수술들을 보면 '콧대를 깎고 보형물을 넣는' 방식들이 종종 사용되고 있습니다. 코를 깎아 줄인 후, 보형물을 넣어 다시 높이는 씁쓸한 상황입니다.

무턱에서 목선이 늘어져 이중턱처럼 보인다고 지방을 흡입하거나, 심지어 안면거상을 하기도 합니다. 이들 역시 피해야 할 수술입니다.

 무턱에서'이중턱'처럼 목선이 늘어지고 볼살이 처진 느낌으로 '심술보'처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경우 당연히 무턱을 교정하는 것이 적절한 해결책입니다.

이중턱과 심술보가 심해 보이지만, 무턱일 뿐입니다.

'이중턱'과 '심술보'가 보인다고 긴 절개를 가하고 얼굴을 크게 박리하여 당기는 '안면거상' 수술은 20~30대에서 과도하게 큰 수술이라 느껴집니다.

제가 유튜브에서 종종 보는 한국계 미국인 성형외과의사의 영상을 소개한 적도 있습니다. #plasticsurgerykorea (한국 성형외과)라는 해시태그를 단 영상에서 2~30 대로 보이는 젊은 여성이 ‘안면거상술’을 받은 영상을 보면서, 이 미국인 의사가 큰 충격을 받는 내용이었습니다. ​

이 여성은 그냥 무턱으로 목선이 늘어지고 심술보가 보이는 얼굴이었을 것입니다. 미국인 의사가 “젊은이들에게 이런 수술을 강요하는 사회는 완전히 미친 것”이라고 말하며 이런 수술을 한 의사는 스스로 부끄러워하라 말하는 장면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부끄럽게도 여전히 유튜브 등을 찾아보면 (위 동영상처럼 과도하지는 않더라도) 20~30대의 안면거상을 권하는 성형외과의 홍보 영상들이 종종 눈에 띄는 것도 사실입니다. 20~30대에 안면거상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이중턱’이나 ‘심술보’라는 정보를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 실상 ‘이중턱’이나 ‘심술보’의 원인은 살 처짐이나 주름이 아닌 단순한 ‘무턱’ 때문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로는 조금 간단히 쓰겠습니다.

재수술이 아닌 첫 코 수술에서 늑연골이 필요한 경우는 드뭅니다. 하지만 좀 더 높은 코를 바라던 사람들이 늘면서, 첫 수술에 늑연골을 쓰는 것이 드물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늑연골을 이용한 코 수술이 늘면서 코를 ‘수술한 티가 나도록 확 높이는’ 경향이 더 강해진 것 같습니다.

첫 코 수술에서 굳이 늑연골을 써서 수술한 느낌을 드러내도록 높인 코가 그리 아름답고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습니다.

굳이 수술한 느낌을 드러내려는 것이 아니라면, 첫 수술부터 늑연골이 꼭 필요한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봉긋한 이마를 위해 지방을 반복해서 넣는 것도 피해야 할 수술입니다. 지방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온 이마는 '어색한 성형'을 상징하는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때론 돌출된 이마가 코를 작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방이식으로 어색하게 튀어나온 이마 때문에 오히려 코가 작아 보입니다.

세월이 지나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 지방 덩어리는 더 어색하게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이식된 지방은 제거도 힘들다는 것이 또 다른 문제입니다.

한번 잘라내면 되돌리기 힘들고, 흉터가 눈에 띄어 '먼저 하면 안 되는 수술'이라 말씀드렸던 세 가지 '축소술' 이 있습니다. 원인이 따로 있어서 원인을 먼저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통점도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미뤄야 할 수술 첫 번째는 '이마축소'입니다. 이마가 좁아지면 얼굴이 작아질 것 같지만, 실제로는 좁은 이마 때문에 얼굴이 더 넓어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 사진에서 '어느 얼굴이 더 예뻐 보이는지' 여쭤보면 90% 정도가 오른쪽이라고 하십니다.

사실 아이유씨의 얼굴은 왼쪽 사진입니다. 많은 분들은 이마를 조금 넓힌 오른쪽 사진이 더 예뻐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이마를 더 좁힌다고 얼굴이 작아 보이지도, 예뻐 보이지도 않습니다.

마지막까지 미뤄야 할 두 번째 수술은 '인중 축소'입니다. 턱이 뒤로 빠지거나, 코가 짧으면 인중이 길어 보이기 쉽습니다. 원인을 해결할 때 결과도 자연스럽습니다.

턱이 뒤로 빠져 인중이 길어 보이면, 원인은 턱에 있습니다.
코가 짧아 인중이 길어 보이면, 원인은 코에 있습니다.

원인을 고려하지 않고 인중을 잘라버리면, 과도하게 짧은 인중으로 어색해 보이기 쉽습니다. 흉터가 눈에 잘 띄기 쉬운 부위이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과도하게 짧은 인중은 어색합니다.

마지막까지 미뤄야 할 세 번째 수술은 '콧볼 축소'입니다. 코끝이 자연스럽게 높아지면 콧볼은 좁아집니다. 한번 잘라버린 콧볼은 영구적으로 더 작은 코를 만들지만, 되돌릴 수도 없습니다. 흉터도 눈에 띄기 쉽습니다.

수술은 아니지만, 상처 드레싱에 대해서 설명드렸던 적도 있습니다. 간편해서 흔히 쓰는 하이드로콜로이드 드레싱은 다친 상처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상처를 더 깊게 만드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

하이드로 콜로이드 드레싱. 편하지만 다친 상처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드레싱 종류가 많아서 무엇을 써야 할지 헷갈린다면, 스펀지 느낌의 '폼 드레싱'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폼 드레싱입니다. 스펀지와 같은 느낌입니다. 두께 5mm 제품입니다. 진물이 많을 때나, 몸의 상처에 적합합니다.
두께 2mm입니다. 진물이 적을 때나, 얼굴의 상처에 적합합니다.

얼굴뼈 수술로 뼈를 과도하게 잘라냈다 생각해서 본시멘트등의 이물질을 넣어 '재건'하는 수술을 하기도 합니다. 본시멘트는 그 이름 때문에 마치 뼈 성분과 관련이 있는 듯 느껴지지만, 실상은 '아크릴 수지' 즉, 플라스틱일 따름입니다. 그 결과도 막연한 기대와 달리 어색하고 딱딱한 얼굴이 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를 요합니다.

본시멘트는 딱딱한 플라스틱일 뿐입니다. 자연스러운 얼굴을 만들어주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수술과 시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썼습니다. 자잘한 내용도 많아 나머지 중 일부만 간단하게 정리해 보겠습니다.

코 성형술을 계획한다면, 비염수술을 먼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코 성형수술 만으로도 비염은 개선될 수 있습니다. 얼굴뼈를 바짝 깎아 얼굴을 작게 만들려는 것은 살 처짐으로 오히려 처지고 큰 얼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반복적인 필러 시술은 조직의 탄력을 떨어뜨려 노화와 비슷한 상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땅콩형 얼굴'이라며 볼 패임을 필러로 채우는 것은 얼굴을 넓어 보이게 만들기 쉬워 권하지 않습니다. '눈밑지방제거'는 곧 재발하므로 권하지 않습니다. 현재는 '눈밑지방재배치'에 의해 대체된 과거의 수술법입니다. '레이저눈밑지방재배치' 같은 수술 역시 권하지 않습니다. 그 이름과 달리 실상은 '눈밑지방제거' 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잘 알고 계신 가장 중요한 사항이 있습니다. 성형수술은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성형수술은 손재주만 좋아서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형외과 전문의가 되는 과정에서 배우는 가장 중요한 점이자, 전문의의 가장 큰 능력은 안전하게 수술하고,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법을 아는 것입니다. ​‘손재주만 좋으면 성형외과 전문의가 아니라도 수술을 잘한다’는 말은 ‘안전운전과 상관없이 빨리만 달리면 운전을 잘한다’는 말처럼 위험합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구분법을 정확히 알기 힘들어하시는 분들이 무척 많습니다. ​대한 성형외과의사회 홈페이지에서 운영하는 '성형코리아'게시판(http://www.prskorea.co.kr/search/doctor/index.jsp)에 성형외과 전문의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를 이용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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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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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hk*** 2024-07-15 12:24:10

      어렸을대부터 안경을 써서 눈밑 지방이 심하고 큰데 , 수술을 해야 되는지 아닌지요 ? 또 수술후는 부작용이 없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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