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앤디파마텍 “신약물질, MASH·비만 약효 확신…100조 시장 겨냥”

[BIX2024 현장인터뷰]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 "글로벌 빅파마와 제휴 논의"

코메디닷컴은 한국형 GLP-1 신약 개발을 이끄는 이슬기 디앤디파마텍 대표를 11일 BIX2024 현장에서 만났다. 사진=장자원 기자.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30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MASH)까지 포함하면 더 커지죠. 디앤디파마텍은 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과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로 잘 알려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개발 열기가 국내에서도 뜨겁다. 체중 감량과 혈당 조절 효과 덕에 MASH를 포함한 대사 이상 관련 여러 질환에도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며 적응증 확대 가능성도 조명받고 있다.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유한양행·프로젠 등 대형 제약사들이 한국형 GLP-1 치료제 개발을 이끄는 가운데, 이제 갓 상장에 성공한 디앤디파마텍이 선두 주자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올해 미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GLP-1 치료제 개발 컨퍼런스’에 국내에선 유일하게 참여했을 정도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 존스홉킨스의대 방사선의약과 부교수 출신의 약물 전달 전문가인 이슬기 대표가 2014년 설립한 기업이다. 지난해 GLP-1과 글루카곤에 이중으로 작용하는 후보물질 ‘DD01’이 임상 1상 시험에서 MASH 환자에게 유효성을 입증하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후보물질로 지정됐다. 경구용 GLP-1 작용제를 포함해 6건의 파이프라인을 미국 파트너사 ‘멧세라’에 기술이전하기도 했다. 해당 계약의 전체 규모는 약 1조원에 이른다.

이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디앤디파마텍은 지난 5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확정 공모가 3만3000원, 상장 시점 시가총액 3442억원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기자는 1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플러스-인터펙스 2024(BIX2024)’에서 연자로 나선 이슬기 대표와 현장 인터뷰를 했다.

“상장을 했다고 해서 우리의 목표가 달라지지는 않습니다. 당장 진행될 DD01 임상 2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죠.”

이 대표는 DD01의 글로벌 임상 2상이 이르면 몇 주 이내, 늦어도 3분기 내에 환자 투약을 시작해 내년 상반기에 중간 데이터 확인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슬기 대표가 11일 BIX2024에서 자사 MASH 치료제 후보물질 ‘DD01’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 사진=장자원 기자.

앞선 1상 시험에서 DD01은 MASH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약물 유효성을 검증했다. 1주 1회씩 총 4주간 진행된 임상에서 DD01 투약 환자군은 MASH 치료제의 주요 바이오마커로 알려진 지방간 수치가 평균 50%, 최대 70% 낮아졌다. 임상적으로 유효한 수치가 30% 감소임을 고려하면 충분히 유효성을 입증한 것이다.

“1상에서 유일한 아쉬움은 추적 기간이 4주로 매우 짧았다는 것입니다. 적은 투약 횟수에도 즉각 반응이 나타났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환자에게 장기적인 효과와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임상 2상은 12~48주 간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 대표는 “DD01의 주요 적응증은 MASH지만, 그렇다고 해서 체중 감소 효과가 다른 GLP-1 계열 약물보다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것이 DD01이 좋은 평가를 받는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로 DD01은 전임상(비만 원숭이 모델)에서 6주 투여 후 약 15%의 체중 감량 효과를 보였다. 임상 1상 참여 환자들에게는 대체로 2~3%의 체중 감량이 나타났는데, 이는 4회 투여한 결과라는 점에서 전문 비만치료제보다 크게 뒤떨어지는 수준은 아니다.

이 대표는 “DD01 약효에 충분한 확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이미 임상을 통해 확인한 체중 감량과 지방간 수치 개선 효과가 간 섬유증 치료 효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선행 연구가 다수 발표됐기 때문이다.

“이미 DD01 관련 파트너십에 관심을 보이는 글로벌 빅파마들과의 논의가 상당히 진행됐습니다. 2상에서 예상대로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되면 그 다음부턴 속도전이기 때문에, 능력있는 파트너사와 협업해 빠른 상용화를 추진할 생각입니다. 임상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2030년 정도에는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죠.”

이 대표는 ‘상용화 이후 목표 실적’에 대한 질문에 “아직 매출이나 점유율을 논할 단계가 아니고, 눈앞의 임상에 집중할 것”이라면서도 “10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점유율 5%만 확보해도 소위 ‘글로벌 블록버스터’를 압도하는 매출이 발생하지 않나. 우리의 꿈의 크기는 결코 작지 않다”고 했다.

    장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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