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것도 서러운데"...먹으면 살찌는 약들, 뭐가 있을까?

치매 환자 위한 향정신제, 신진대사율 떨어뜨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체중을 불리는 원인은 음식이다. 하지만 병을 치료하기 위해 먹는 약물도 체중을 늘어나게 할 수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DailyMail.com)은 약사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흔히 복용되지만 살을 찌게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던 약물들을 공개했다.

행복 호르몬 생성하는 항우울제

불면증, 두통, 심지어 환자의 성생활을 파괴하는 등 많은 부작용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항우울제 중 일부 종류는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미네소타대 의료 센터의 약사인 하비 응고-해밀턴 박사는 “대체로 삼환계 항우울제가 체중 증가와 연관돼 있다”며 “삼환계 항우울제를 복용하는 한 달에 약 0,9kg의 체중이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는 먹고 싶어하는 마음이 별로 없었는데, 이 약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 생성을 조절해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치매 환자에게 처방되는 항정신병제

응고-해밀턴 박사는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과 같은 심각한 건강 문제가 있는 환자와 일부 치매 환자에게 처방될 수 있는 항정신병제는 우리 몸의 신진대사율을 감소시킨다”고 말했다. 이것은 쉬는 동안 소모하는 에너지의 양이다. 신진대사 속도가 느린 사람은 신체가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칼로리를 덜 소모할 수 있다.

응고-해밀턴 박사는 “체중 증가 중 일부는 소변 정체로 인한 것일 수도 있는데, 소변 정체는 신장이 소변에서 독소와 노폐물을 제대로 제거할 수 없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항정신병적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신경통 줄이는 항경련제

간질 발작과 신경통의 빈도를 줄이는 약물을 복용하면 일부 환자에게 체중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응고-해밀턴 박사는 “항경련제가 어떻게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지에 대한 메커니즘은 불분명하지만 이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들은 처음 몇 달 동안 체중이 약 2.3kg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심박수 낮추는 베타 차단제

베타 차단제는 혈압을 낮추고 호르몬인 에피네프린 또는 아드레날린의 효과를 차단하는 약물로 혈류를 개선하고 심박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응고-해밀턴 박사는 “메토프롤롤, 아테놀롤(테노르민), 프로프라놀롤과 같은 여러 가지 오래된 베타 차단제가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항경련제와 마찬가지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이러한 약물이 항정신병제와 유사하게 대사율을 감소시킨다는 이론이 있다”고 말했다.

또 연구에 따르면 베타 차단제는 혈압과 심장이 펌핑하는 혈액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환자가 피로해지고 운동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응고-해밀턴 박사는 “오래된 베타 차단제 중 하나를 복용한 첫 6개월 동안 체중이 2.7kg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염증 줄이는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신체의 염증을 줄이기 위해 복용하는 약으로 신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부상을 입었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효과를 모방해 염증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코르티솔을 모방하면 식욕이 증가할 수 있다.

이 약물은 운동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증가시키는 합성 스테로이드와는 다르다. 코르티코스테로이드는 일반적으로 한 번에 며칠 동안만 복용하지만, 자가면역 질환 등 특정 문제의 경우 장기간 처방될 수도 있다.

응고-해밀턴 박사는 “며칠 동안 복용하는 사람들에게 체중 증가를 일으킬 수 있다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체중 증가를 경험하는 것은 스테로이드를 만성적으로 복용해야 하는 사람들이다”고 말햇다. 그는 “환자가 1년 동안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면 체중이 최대 9kg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게스틴 함유한 피임주사

호르몬 피임법은 오랫동안 체중 증가를 유발한다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응고-해밀턴 박사는 “대부분의 피임법은 체중을 늘리지 않는다”라며 “그러나 Depo-Provera라고 불리는 한 가지 형태의 피임법은 체중 증가를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것은 호르몬인 프로게스틴을 함유하고 3개월에 한 번씩 투여하는 주사이다. 이 약의 라벨에는 임상 실험에 참여한 여성의 38%가 2년간 피임약을 사용한 후 체중이 9kg 이상 증가했다고 적혀 있다.

콜레스테롤 낮추는 스타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약물인 스타틴은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 지단백(LDL) 콜레스테롤의 생성을 제한한다. 이 콜레스테롤은 동맥을 단단하게 만들고 좁게 만들 수 있으며,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킨다.

《미국의학협회저널 내과학(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스타틴을 복용한 환자는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10년 동안 체중이 5.4~10kg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응고-해밀턴 박사는 “많은 증거가 제한적”이라며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심장병과 같은 질환의 위험을 줄이는 저렴한 약물은 잠재적인 체중 증가 때문에 중단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혜택은 소량의 체중 증가로 인한 위험보다 확실히 더 크다”고 덧붙였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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