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일간 버텨" 유전자 변형 돼지 신장이식...두 번째 환자 숨져
47일간 버티다 심장이상으로 신장 제거 후 투석 받다 결국 사망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을 두 번째로 이식한 사람이 숨졌다고 이식수술을 맡았던 뉴욕대(NYU) 랭곤 헬스 의료진이 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했다. 54세의 여성인 리사 피사노는 이 장기를 달고 47일 동안 살다가 신장을 제거한 뒤 신장투석으로 연명하다 지난 8일 숨졌다. 그녀는 심장 펌프이식과 장기 이식을 모두 받은 최초의 환자이기도 했다.
뉴저지에 살던 피사노는 신부전과 심부전을 동시에 앓고 있었다. 기계식 심장 펌프를 이식한 지 8일 만인 4월 12일 돼지 신장을 이식했다. 그러나 5월 29일 심장 펌프와 관련된 불충분한 혈류에 의해 신장이 손상되어 어쩔 수 없이 돼지 신장을 제거해야 했다. 수술 후 피사노는 신장 투석을 다시 시작했지만, 결국 호스피스 치료로 전환됐다.
피사노는 심장 펌프를 이식한 사람 중에서 최초의 장기 이식자로 의학사에 기록됐다. 신부전증 환자는 대개 사망 위험이 높아 심장 펌프를 받을 수 없다.
NYU 랑고네 이식연구소 소장인 로버트 몽고메리 박사는 피사노가 한 종에서 다른 종으로 장기를 이식하는 이종 이식 분야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는 “리사가 의학, 수술, 이종 이식에 기여한 것은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그녀의 용기는 말기 신장이나 심부전증을 앓고 있는 수 천명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이들은 곧 대체 장기 공급의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 조작 돼지의 신장 이식을 받은 최초의 환자는 62세의 미국 남성 리차드 슬레이먼이다. 그는 지난 3월 보스턴에 있는 브리검종합병원(MGB)에서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2주 후에 퇴원할 정도로 건강했지만 피사노처럼 복잡한 의학적 문제들을 겪었고 두 달을 못 채우고 숨졌다.
이종장기이식 분야는 최근 몇 년간 큰 발전을 이뤘지만 아직은 실험 단계다. 사람의 장기를 받을 자격이 주어지지 않을 정도로 아프고 치료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위험이 있는 환자에 한해 동물의 장기이식이 허용되고 있다. 올해 이뤄진 유전자 변형 돼지의 신장 이식 2건은 모두 생명이 위험한 환자들을 위해 미 식품의약국(FDA)의 온정적 사용 또는 접근성 확대 프로그램에 따라 승인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