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인정이 나의 행복” …어떤 문제가?

[채규만의 마음이야기]

나의 관심이 지나치게 배우자에게 향하고 있어서 상대방의 인정에 따라서 행복을 느끼는 배우자를 ‘해바라기’ 형 배우자라고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부부 상담하다 보면 “내가 만나는 다른 사람들은 다 나를 인정해 주고 좋은 사람이라고 해요. 그런데 유독 내 배우자만 나를 인정하지 않고, 형편없는 사람으로 취급해요. 정말 속상해서 살 수 없어요!”라고 하소연하는 부부들이 많다. 이러한 사람은 배우자의 인정을 갈구하며, 배우자의 인정을 행복의 주요 요인으로 삼는데, 이러한 태도는 다음과 같이 부부 관계에서 비현실적 기대와 의존을 초래할 수 있으며, 궁극적으로 개인의 자존감과 관계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의 관심이 지나치게 배우자에게 향하고 있어서 상대방의 인정에 따라서 행복을 느끼는 배우자를 ‘해바라기’ 형 배우자라고 한다.

▪ 배우자의 인정에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문제점

▸자존감 저하: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상대방의 인정과 수용에 나 자신의 가치와 자존감을 상대방의 반응에 의존하게 되면, 상대방의 눈치를 너무 보고, 자기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고, 자신에 대한 평가 절하를 하고 자존감이 낮다. 상대방의 인정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절대로 행복할 수 없다.

▸배우자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 배우자로부터 지속적인 인정과 칭찬을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인 기대다. 모든 사람은 감정적인 기복이 심하고, 변화무쌍하고, 자신의 문제도 가지고 있기에 항상 남을 배려하고 배우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없다. 상대방 배우자도 자신감이 부족할 수 있고 취약한데 나에게 인정과 칭찬을 해 주지 않는다고 실망하고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과도한 기대다.

▸배우자에 대한 의존성 증가: 상대방의 인정에서 자신의 행복과 자존감을 느끼려고 하면 상대방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관계가 되고, 스스로 행복과 만족감을 책임질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사람은 개인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약하고, 관계에서 상대방에게 나를 통제하게 만드는 관계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항상 긴장된 관계: 상대방에게 계속해서 인정받기를 기대하면서 상대방에게 다가가면, 배우자는 압박감을 느끼고 피로감을 경험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면 숨이 막히고 이런 배우자를 밀쳐 내려는 충동을 느끼게 한다. 이렇게 되면 관계에 긴장을 초래하고,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

▸불안정 애착 가능성: 어린 시절의 부모에게서 안정 애착 경험이 적고, 불안정 애착을 경험한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관계에서 불안정을 느끼며, 상대방의 인정과 애정에 매달리게 된다. 상대방의 인정에 목마른 사람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서 어린 시절의 결핍을 배우자를 통해서 해결하려는 시도를 중지해야 한다.

▸과거의 트라우마: 과거의 트라우마나 부정적인 경험이 현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대나 버림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 상대방의 애정과 인정에 매달리고 인정을 받기 위해서 성적인 행동을 활용하기도 한다.

▸관계의 불균형: 관계 내에서 권력의 불균형이 존재할 경우, 취약하다고 생각하는 배우자는 상대방의 인정에 매달리거나 배우자에게 기쁨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상대방에게 의존하게 만들고, 자신만 욕구와 필요를 무시하고 억압하기도 한다.

▪상대방 배우자의 인정과 칭찬에 대한 대안적 행복을 누리는 방법 

▸자기를 스스로 인정하기: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스스로 칭찬하는 습관을 지녀야 한다. 나의 존재 가치는 남이 나를 인정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고, 내가 나를 스스로 인정하고 수용할 때 이루어진다. 상대방이 나를 인정해 주는 과정을 살펴보면, 나의 행동이 상대방에게 이익이 되면 상대방은 나를 칭찬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평가하고, 나의 행동으로 상대방에게 조금이라도 손해가 되는 행동을 하면, 상대방은 180도 태도를 바꾸어서 나를 비난하고 질책하고 나에게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인간관계의 현실이다. 이렇게 이기적인 사람의 인정에 나의 존재 가치를 의존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고 불합리하다. 나의 존재 가치는 남이 나를 인정하는 데 있지, 않고 내가 나 스스로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데 있다. 엄밀하게 따지만, 내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데 누가 나를 인정하겠는가? 일기를 쓰거나, 매일 자신의 긍정적이고 장점을 찾아보고, 자신이 성취한 것을 기록해 보면 자기 인정할 수 있는 점이 너무나 많다.

▸현실적인 기대 설정: 배우자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해 주면 좋고 행복하다. 그러나 배우자로부터의 인정이 항상 지속될 수 없음을 이해하고, 현실적인 기대를 설정해야 한다. 나 역시 배우자를 항상 인정하고 만족할 수 없는 것과 같이 상대방도 인간이며, 감정의 기복이 있을 수 있음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기 장점 계발하기: 따지고 보면 나에 대한 전문가는 내 배우자가 아니고 나 자신이다. 나 자신의 개인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성취하는 과정에서 즐거움과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실행 가능한 목표를 설정하고 자신만의 취미를 개발하고, 자신만의 기술을 향상시키는 것도 자신감을 향상하게 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의사소통 강화: 배우자에게 인정을 받으려 하기보다는 본인이 배우자의 장점을 칭찬하고 감사하기를 표현하는 대화법을 활용하기를 권고한다. 배우자와의 솔직한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의 감정을 표현하면, 오해를 줄이고,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상대방에게 인사를 받으려거든 내가 먼저 인사를 하면 상대방도 내게 머리를 숙이고 인사하게 된다.

▸심리적 독립성 강화: 부부 관계나 대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리적 독립성을 기르기는 것이다. 내가 나를 인정하고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때 내 삶의 행복을 상대방의 인정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신만의 행복과 만족을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하려고 해도 자신감이 부족하고 자존감이 너무 낮으면, 명상, 마음 챙김, 그리고 심리치료와 같은 방법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하고 결과적으로 심리적인 독립성을 획득할 수 있다.

▸상호 인정: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인정받기를 바라면 상대방에게 의존하게 되고 오히려 상대방은 나를 인정하고 칭찬하는 방식으로 나를 조정하고 이용할 수도 있다. 배우자와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하면 일방적인 인정 요구가 아닌, 상호적인 인정과 존중을 통해 관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

▸삶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기: 배우자의 인정과 칭찬에 목을 매는 사람은 자신의 삶에 대한 주인 의식을 상대방에게 반납하고 사는 사람들이다. 삶에 대한 주인 의식을 가지는 사람들은 주위 사람들의 칭찬이나 주위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서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삶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에 정서적인 안정을 누릴 수 있다. 배우자가 나를 알아주고 인정하면 조금 더 좋고, 인정을 안 해 주면 조금 덜 좋다. 그러나 내면에서는 항상 내가 나에게 만족하고 나를 인정하기에 나의 주관이 분명히 서 있고, 흔들림이 적다.

결론적으로 나는 좋은 사람이고 가정에서 너무 잘하고 있는데 배우자가 인정을 안 해 준다고 속상해하고 불행한 사람들은 이제라도 “배우자가 나를 인정해야 행복하다”는 가치관에서 벗어나야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 모두는 보통 사람들이다. 보통 사람끼리 사는데, 배우자는 특별한 사람이라고 여기면서 인정을 받으려 하지 말고, 보통 사람끼리 서로 인정하고 할 말을 하고 편하게 살자.

    채규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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