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깬 후 비몽사몽 잦다면... '이것' 심하다는 뜻, 줄이려면?

잠에서 깬 후에도 비몽사몽한 상태, 수면 관성 줄이는 방법

수면 관성은 잠을 자고 있는 건 아니지만 완전히 깨어 정신이 또렷하지도 않는 상태를 말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지해 있는 물체는 정지 상태를 유지하려 하고, 움직이는 물체는 계속해서 움직이려는 성질을 관성이라고 한다. 생활 속에서는 변화에 저항하거나 거부할 때 ‘관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수면에도 관성이라는 단어가 사용된다. 수면 관성은 잠을 자고 있는 건 아니지만 완전히 깨어 정신이 또렷하지도 않는 과도기적 상태를 말한다. 쉽게 말해, 우리 몸이 잠을 자면서 휴식을 취하고 있던 상태를 계속 유지하려 하는 것이다.

수면 관성의 일반적인 증상은 △졸림과 혼미 △주의력 및 반응 시간 저하 △운동 기능 저하로 인한 균형감각 및 협응력 저하 △의사소통, 추론, 기억, 학습 능력 저하 △의사결정능력 저하 및 위험한 행동 △기분 변화 및 과민 등이 있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수면장애 전문가 미셸 드레럽 박사의 설명에 의하면, 수면 관성은 보통 15분에서 60분 정도 지속되며 수면 부족이 심한 경우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 수면 관성 자체로 건강에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몽롱한 상태에서 활동할 경우 사고의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수면 주기 중 비렘수면 3단계에서 깰 때 수면 관성 경험 가능성 가장 높아

밤새 자고 일어나면 에너지가 넘쳐 일어나야 할 것 같지만, 사실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그렇다면 수면 관성은 왜 생기는 것일까? 드레럽 박사에 의하면, 수면 관성은 보통 깊은 잠에서 갑자기 깰 때 발생한다. 수면은 네 개의 단계로 구분되는데, 이를 비렘(non-REM) 수면과 렘(REM) 수면 두 가지 범주로 나눈다. 우리는 자는 동안 90~120분 정도의 주기로 네 단계를 거친다.

비렘수면 1단계는 첫 번째이자 가장 짧게 지속되는 단계로, 잠이 들어 처음 수면에 진입하는 단계다. 아직 몸이 완전히 이완되지 않은 상태라 수면 주기에서 가장 얕은 수면을 경험한다. 이 단계에서는 잠에서 깨기가 쉽지만, 그대로 두면 약 7~10분 이내에 비렘수면 2단계로 전환된다.

비렘수면 2단계에서는 체온이 떨어지고, 근육이 이완되며, 호흡과 심박수가 느려진다. 전반적인 뇌 활동이 느려지며, 소음이나 기타 잠재적 방해에도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 K-복합파(K complex)가 나타난다. 수면 시간 중 보통 약 절반의 시간을 이 단계에서 보내게 된다. 비렘수면 1단계에서보다 잠에서 깨기가 어렵다.

비렘수면 3단계는 가장 깊은 수면 단계다. 심부체온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고, 뇌에서 델타파가 생성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단계를 ‘서파수면’이라고 부른다. 잠에서 깼을 때 수면 관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단계다.

렘수면 단계는 각 수면 주기의 마지막 단계로, 수면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 단계에서 머무는 시간이 점차 늘어난다. 체온이 높아지기 시작하고, 뇌파가 빨라지며, 근육 긴장도가 증가한다. 대부분의 꿈은 렘수면 중에 꾸게 된다. 렘수면 동안의 뇌 활동은 깨어 있을 때와 유사하다.

수면 주기와 관련해서 볼 때, 수면 관성은 비렘수면 3단계 또는 깊은 잠에서 깨는 경우 생길 가능성이 가장 높다. 또한 △충분한 수면을 하지 못할 때 △항히스타민제, 벤조디아제핀, 알코올, 오피오이드, 베타차단제 등 수면 패턴을 방해하는 약물 또는 물질을 사용할 때 △주요우울장애, 양극성장애, 폐쇄성수면무호흡증, 수면위상지연증후군, 특발성과다수면증과 같은 건강 문제가 있을 때 △교대근무수면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야간 근무를 하는 경우 수면 관성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빈도 줄이고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 목표로 해야

사실 수면 관성이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예를 들어, 밤중에 화장실에 가고 싶어 잠에서 깼을 때에는 완전히 잠에서 깨지 않은 상태를 유지해야 다시 바로 잠들 수 있다. 앞서 언급했듯, 수면 관성이 건강에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휴식을 충분히 취하지 못하게 되는 건 문제가 될 수 있다. 드레럽 박사는 수면 관성은 해결하거나 치료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빈도를 줄이고 일상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걸 목표로 해야 한다고 설명하며, 다음의 방법을 제시했다.

스누즈 버튼을 누르고 싶은 충동을 참는다 = 잠에서 깼다가 다시 잠들었다 하는 일이 반복되면 수면-각성 주기가 깨질 수 있다. 나도 모르게 스누즈 버튼을 누르는 습관이 있다면, 알람을 방 반대편에 두어 끄러 가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도록 한다.

일어나서 처음 한 시간 동안 활동을 늘린다 =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반려견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거나 햇볕을 쬐는 등 아침 시간에 약간의 움직임을 더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잠이 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샤워를 한다 = 밤에 하는 샤워는 긴장을 풀고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반면, 아침에 하는 샤워는 몸을 깨운다. 할 수 있다면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해본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교감신경계를 자극하고, 도파민 수치를 높이며, 혈액순환을 개선한다. 아침에 샤워하는 게 싫다면 찬물로 세수를 하는 것도 좋다.

햇볕을 쬔다 = 실내에 밝게 불을 켜도 되지만, 우리 몸에 햇볕만큼 좋은 빛은 없다. 베란다나 큰 창문 앞에 앉아 모닝커피를 마셔보면 어떨까. 아침에 그 정도 여유를 낼 수 없다면 운전하기 전 차 안에 몇 분 동안 앉아 햇볕을 쬐는 것도 좋다.

신나는 음악을 듣는다 = 아침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행복하고, 신나는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어본다. 따로 음악을 들을 시간이 없다면, 샤워하는 동안이나 아침을 먹는 동안 노래를 틀어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구에게 전화를 건다 = 알람은 그냥 꺼버리고 말기 쉽지만, 사람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정신을 깨울 수 있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이웃과 가볍게 대화를 나누거나, 부모님께 전화를 걸거나, 친구와 통화를 하면 기운이 조금씩 날 것이다.

드레럽 박사는 그 외에도 올바른 수면위생 습관 갖기, 낮잠을 자는 등 자신에게 맞게 수면 일정 조정하기, 하루 동안 물 충분히 마시기, 아침 루틴 만들기 등과 같은 행동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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