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과 장내 박테리아의 연관성 발견...대변이 진단에 도움
장내 미생물 군집이 자폐증에 영향 미쳐
자폐증과 장내 박테리아 사이에 연관성이 발견됐으며 대변 샘플을 이용해 자폐 장애 진단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중문대 연구팀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ASD)가 있거나 없는 1~13세 사이의 어린이 1627명의 대변 샘플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장내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 군집)의 특정 박테리아 및 비 박테리아 성분과 그 기능이 남녀 어린이 모두의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식사, 약물 및 기타 건강 상태를 포함한 추가 요인을 고려했을 때 자폐 장애가 있는 어린이의 마이크로바이옴의 다양한 구성 요소가 변경됐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31종의 서로 다른 미생물과 기능을 기반으로 박테리아와 같은 한 가지 성분만 보는 것보다 진단을 더 정확하게 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레딩대 자폐증센터 연구 책임자인 비스마데브 차크라바티 교수는 “이번 연구의 흥미로운 점은 특정 생화학적 경로와 다양한 자폐증 양상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미생물 표지자가 자폐증을 감지하는 유전자 및 행동 검사의 능력을 강화하는 것으로 판명되면 자폐증을 감지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자폐증 진단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 데 이런 적체 현상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고도 불리는 자폐증은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발달 질환의 일종이다. 자폐증은 사람이 소통하고, 상호 작용하고 정보를 처리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자폐증 진단에는 실험실 검사가 필요하지 않으며 전문가의 관찰에 의해 진행된다. 그러나 종종 어린이의 자폐증 진단을 받기 위해 최대 4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영국의 영양 및 위장 건강 분야 전문가인 엘리자베스 룬드 박사는 “대변 샘플 분석이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는 매우 흥미롭다”며 “현재 자폐증 진단을 기다리는 어린이가 엄청난 적체를 겪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자폐증 진단 절차는 매우 길고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등 적절한 진단을 수행할 수 있는 임상의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국립 자폐증 협회(National Autistic Society)에 따르면 100명 중 1명 이상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며 영국에는 약 70여만 명의 자폐증 성인과 어린이가 있다.
이번 연구 결과(Multikingdom and functional gut microbiota markers for autism spectrum disorder)는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