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광암 잡는 면역항암제 '바벤시오', 국내 환자 치료 효과는?
실제 처방자료 분석, 글로벌 임상보다 생존혜택 2개월 가량 높아
면역항암제 '바벤시오(성분명 아벨루맙)'가 한국인 요로상피세포암 환자에서 높은 치료 혜택을 보고했다. 이 암은 방광암에서도 가장 발생 빈도가 높은 유형으로 손꼽히는데, 최근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임상 결과 글로벌 임상에서 보고된 기존 생존기간보다 2개월 가량 더 연장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머크 바이오파마는 요로상피세포암 치료제 바벤시오가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한국인 환자를 대상으로 유의미한 무진행생존기간(PFS)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PFS 지표는 항암제를 사용했을 때 암이 더이상 진행하지 않고 환자가 생존하는 기간을 의미한다.
바벤시오는 글로벌 임상인 'JAVELIN Bladder 100 연구'를 바탕으로 2020년 4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혁신치료제 지정을 받았다. 두 달 뒤 FDA는 백금기반 화학요법치료에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국소 진행성 혹은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의 1차 단독유지요법으로 바벤시오를 허가했다.
국내에서는 2021년 8월 동일한 적응증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획득했으며, 작년 8월부터는 해당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 성인 환자에 1차 단독유지요법으로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바벤시오에 대한 임상시험용의약품의 동정적사용승인 제도(EAP)를 통해 분석한 자료다. 이 제도는 더이상 사용 가능한 치료제가 없어 치료를 포기할 상황에 이를 경우 의료당국이 시판승인에 앞서 신약을 공급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지원책이다. 바벤시오에 대한 EAP는 2021년 9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국내 5개 병원에서 환자 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과를 보면 바벤시오 치료 시작 후 PFS 지표는 7.9개월(중앙값)로, 글로벌 임상인 JAVELIN Bladder 100 연구의 장기 추적관찰 결과에서 보고된 5.5개월보다 높게 나타났다. 임상에 참여한 20%의 환자에서 완전관해(CR)를 확인했으며, 완전관해 지속기간은 17.8개월(중앙값)이었다.
현재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유럽종양학회(ESMO), 유럽비뇨기학회(EAU) 등 글로벌 진료지침에서는 바벤시오의 치료 혜택을 인정해 전이성 요로상피세포암에 1차 유지요법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NCCN에서는 가장 강력한 'category 1 등급' 약물 옵션으로 분류했다.
고민정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메디컬 디렉터는 “이번 결과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바벤시오의 임상적 효과 및 안전성을 확인한 첫 리얼월드데이터(Real-world Data)"라며 "글로벌 연구를 통해 확인한 임상적 효과가 국내 임상 현장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번 바벤시오 연구는 2022년 대한종양내과학회(KSMO)에서 공개된 이후 올해 6월 4일 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제14권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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