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와 '이런' 대화 나누면 우울증 개선에 이로워
결혼 생활 질이 높을수록 노화에 대한 인식 공유 커져
노화에 대한 자기 인식(SPA)은 개인이 나이에 따른 변화에 대처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 SPA를 부부가 어느 정도 공유하느냐에 따라 정신 건강이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학술지 《심리학과 노화(Psychology and Aging)》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부부가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공유하면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캘리포니아대와 서울대 연구진은 50세 이상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포괄적인 전국적 대표적 종단 연구인 ‘건강 및 은퇴 연구(Health and Retirement Study)’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여기에는 긍정적, 부정적 SPA, 인구 통계 정보, 건강 상태 및 결혼 생활의 질을 측정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최종 샘플에는 3850쌍의 이성애 커플을 포함해 7700명의 참가자가 포함됐다.
SPA는 8개 항목 척도를 사용해 평가했다. 4개 항목은 긍정적 SPA(예: “저는 젊었을 때만큼 지금도 행복합니다”)를 측정했고, 4개 항목은 부정적 SPA(예: “나이가 들수록 상황이 점점 나빠집니다”)를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각 진술에 대한 동의 정도를 6점 척도로 평가했다. 결혼 생활의 질은 배우자의 이해, 신뢰성, 개방성, 부정적 상호 작용을 평가하는 7개 항목 척도를 사용해 측정했으며, 4점 척도로 평가했다. 우울증 증상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지난주에 8가지 증상(예: 우울함, 불안한 수면)을 경험했는지 여부를 표시했다.
연구 결과 커플의 SPA에 대한 다섯 가지 뚜렷한 그룹이 식별됐다. 약 20%의 커플은 ‘비슷하게 긍정적’ 그룹에 속했는데, 이는 두 파트너가 모두 긍정적 SPA가 높고 부정적 SPA가 낮다고 보고한 것이었다. 또 6%의 커플은 ‘비슷하게 부정적’ 그룹에 속했는데, 이는 두 파트너가 모두 긍정적 SPA가 낮고 부정적 SPA가 높다고 보고한 것이었다.
가장 큰 그룹은 ‘비슷한 평균’으로 38%를 차지했다. 커플의 20%를 포함하는 ‘남편 부정’ 그룹의 경우 아내는 평균 SPA를 보고한 반면 남편은 특히 높은 부정적 SPA를 보였다. 반대로 ‘아내 부정’ 그룹에는 17%가 포함됐는데, 남편은 평균 SPA를 보고했고 아내는 특히 높은 부정적 SPA를 보였다.
이러한 그룹의 주요 예측 요인은 소수자 지위, 건강 및 결혼 생활의 질이었다. 소수자 아내는 유사하게 긍정적인 프로필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고 유사하게 부정적인 프로필에 있을 가능성이 낮았다. 취업한 아내는 남편의 부정적인 프로필에 속할 가능성이 더 높았지만 남편의 취업 상태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더 높은 결혼 생활의 질은 유사한 긍정적 그룹과 유사한 평균 그룹에 속할 가능성을 높이는 반면 부정적인 SPA와 관련된 그룹에 속할 가능성은 줄였다.
비슷하게 긍정적이고 비슷하게 평균적인 그룹의 부부는 2년 추적 기간 동안 우울증 증상이 가장 적게 증가했다. 반대로 비슷하게 부정적 그룹의 부부는 우울증 증상이 가장 크게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남편 부정적 그룹의 남편은 아내 부정적 그룹의 남편에 비해 우울증 증상이 상당히 크게 증가했다. 아내 부정적 그룹의 아내는 비슷하게 긍정적이고 비슷하게 평균적인 그룹의 아내에 비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울증 증상이 더 크게 증가했다.
연구진은 “연구 결과는 부부가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자기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정신 건강을 보호하는 요인이라는 것을 강조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