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못 끊어도 ‘이 세 가지’ 잘 지키면, 치매에선 안전?

최소한의 음주, 활발한 신체활동, 잦은 사회적접촉 등 3박자 잘 맞추면 …‘인지기능 저하’는 안 나타날 수 있어

흡연은 만병의 근원이다. 다만 담배를 끊기 힘든 사람도 금주 또는 최소한의 음주, 활발한 신체활동, 친구 친지 등과의 잦은 만남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준수하면 기억력, 언어 유창성 등 인지기능 저하는 겪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매 위험을 분석하는 인지기능 저하의 주요 지표로 기억력, 언어 유창성, 주의력, 시공간 능력 등 네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중년 이후 인지기능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은 역시 흡연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령 담배를 못 끊더라도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세 가지를 잘 지키면 예외적으로 인지기능 저하를 겪지 않을 수 있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 가지는 최소한의(적당한) 음주, 활발한 운동 등 신체활동, 잦은 사회적 접촉 등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연구팀은 유럽 14개국의 인지적으로 건강한 50~104세 남녀 3만2000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설문조사를 한 뒤, 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Healthy lifestyle and cognitive decline in middle-aged and older adults residing in 14 European countries)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 실렸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흡연이 중년 이후 인지기능 중 기억력, 언어 유창성에 가장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자체 평가한 인지기능 점수가 10년 동안 최대 85%나 더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큰 반전이 있었다. 건강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기준, 즉 금주 또는 최소한의 음주(남성 하루 2잔, 여성 하루 1잔 이하), 활발한 신체활동(중간 강도의 신체활동 주 150분 이상 또는 격렬한 신체활동 주 75분 이상), 잦은 사회적접촉(친구 친지 등과 주1회 이상 접촉) 등 세 가지 생활습관을 철저히 준수하면 인지기능 저하의 ‘덫’에는 걸리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흡연, 신체활동, 음주, 사회적 접촉 등 각종 건강 관련 행동과 중년 이후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비교 분석했다. 인지기능은 기억력, 언어 유창성 등 두 가지 검사 결과에 따라 평가됐다. 연구팀은 영국 노화종단연구(ELSA)와 유럽 건강노화은퇴 설문조사(SHARE)의 데이터를 사용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미카엘라 블룸버그 박사(행동과학 및 건강)는 "관찰 연구이므로 원인과 결과를 명확히 밝힐 순 없지만, 흡연이 인지노화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연이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담배를 끊기 힘든 사람도 규칙적인 운동, 적당한 음주, 잦은 사회적 활동 등으로 흡연과 관련된 인지기능의 악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흡연은 심장마비, 뇌졸중, 당뇨병, 암 등 만병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술도 암의 원인이므로 아예 입에 대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국내 성인의 흡연율(2022년 기준)은 17.7%(남성 30%, 여성 5%)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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