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선택지 넓어진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美는 오투바이어, EU는 듀피젠트 잇달아 승인
새로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치료제 2개 품목이 미국와 유럽에서 잇달아 승인됐다.
3일 유럽식품의약청(EMA)은 프랑스 사노피와 미국 리제네론이 개발한 아토피성 피부염 치료제 '듀피젠트'(성분명 두필루맙)를 COPD 치료제로 승인했다. 혈중 호산구 증가를 동반한 조절되지 않는 성인 COPD 환자가 처방 대상이다.
COPD는 유해 입자나 가스 노출 등으로 기도와 폐포에 이상이 생기는 병으로 흡연이 주요 원인이다. 호흡곤란과 기침, 가래, 천명음(쌕쌕거리는 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미국 내 사망원인 6위일 정도로 위험하지만, 그간 폐기능 감소를 치료하는 뚜렷한 치료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달 2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베로나파마의 신약 '오투바이어'(성분명 엔시펜트린)를 COPD 치료제로 승인한 데 이어 유럽에서 듀피젠트 적응증 확대가 이뤄졌다. COPD 치료제가 일주일 새 2개나 추가된 것이다.
52주 임상시험 결과 듀피젠트는 중등도 또는 중증 환자의 COPD 악화율을 위약 대비 각 30%, 34% 감소시켰다. 위약군 대비 폐기능 개선 효과도 확인됐다.
폴 서드슨 사노피 최고경영자는 “COPD 악화를 줄이고 폐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근본 원인을 표적으로 삼는 제품을 출시하게 돼 기쁘다”며 “EU 전역 20만명 이상 환자들의 치료 환경을 바꾸고, 다른 규제기관들과 협력해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법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승인이 이어짐에 따라 이들 치료제는 한층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 ISI는 이번 적응증 확대로 듀피젠트의 매출 증대 효과가 연간 35억달러(약 4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조사기업 글로벌데이터도 오투바이어가 2029년 10억5000만달러(약 1조4500억원)의 매출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듀피젠트에 대한 FDA의 COPD 적응증 승인은 아직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FDA는 최근 듀피젠트의 만성폐쇄성폐질환 효능에 대한 추가 데이터를 사노피 측에 요청했고, 이에 따라 검토 기한을 9월 27일로 3개월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