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봉된 문신용 잉크에도 세균이?
미국서 시판되는 문신 또는 영구화장 잉크의 약 35% 오염돼
문신과 영구 화장용 잉크가 밀봉된 상태에서도 세균에 감염돼 인체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미국미생물학회(ASM)의《응용 및 환경 미생물학(Applied and Environmental Microbiology)》에 발표된 미국 식품의약국(FDA)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보도한 내용이다.
주저자인 FDA 국립독성연구센터의 김성재(피터) 연구원은 “우리의 연구 결과는 개봉하지 않고 밀봉된 상태의 문신 잉크가 호기성 박테리아와 함께 피부 진피층과 같은 저산소 환경에서 번성하는 것으로 알려진 혐기성 박테리아를 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는 오염된 문신 잉크가 두 가지 유형의 박테리아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그는 말했다.
연구진의 목표는 미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문신용 잉크에 포함된 미생물 오염 물질의 유병률을 최초로 측정하는 것이었다. 김 연구원은 이번 연구결과가 문신용 잉크에 대한 박테리아와 미생물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표준 인큐베이터와 혐기성 배양기(혐기성 세균을 키우는 실험기기)를 사용해 잉크 용액에 박테리아가 있는지를 검사했다. 인큐베이터는 산소가 필요한 호기성 박테리아를 찾는 데 사용됐다. 혐기성 배양기는 산소가 필요 없는 박테리아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했다. 김 연구원은 “산소가 필요한 박테리아(호기성)와 산소가 필요 없는 박테리아(혐기성) 모두 잉크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14개 제조업체의 75개 문신용 잉크를 검사했다. 그 결과, 미국서 시판되는 문신 또는 영구화장 잉크의 약 35%가 박테리아에 오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박사는 미생물 감염만이 문제가 아니라 염증 및 알레르기 반응, 독성 반응과 같은 합병증도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연구 결과에 비춰 볼 때, 문신용 잉크의 미생물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이러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연구진은 두 가지 측면에서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하나는 문신용 잉크에서 미생물을 검출하는 더 빠르고 정확하며 노동 집약적이지 않은 방법을 개발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제품의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미생물 오염 물질의 다양성을 더 깊이 파고드는 것이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journals.asm.org/doi/10.1128/aem.00276-24)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