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조디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 치매와 관련 없어”

치매 위험 높이지 않지만, 뇌 수축과 관련 있어 여전히 장기 처방 경계해야

2005년~2020년 진료 기록 및 1991년~2008년 사이의 약국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복용한 신경안정제의 총 양에 관계없이 벤조디아제핀과 치매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벤조디아제핀 계열 신경안정제가 치매 위험을 높이지는 않지만 뇌 구조에 미묘한 장기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새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바이오메드센트럴 의학(BMC Medicine)》에 발표된 네덜란드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5443명의 네덜란드 성인 대상으로 신경안정제 사용과 치매 위험 사이에 연관성을 찾으려 했으나 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005년~2020년 진료 기록 및 1991년~2008년 사이의 약국 기록을 분석한 결과, 사람들이 복용한 신경안정제의 총 양에 관계없이 벤조디아제핀과 치매 위험 증가 사이의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또한 치매 위험과 벤조디아제핀의 특정 유형, 또는 용량이 닳는 데 걸리는 시간 사이의 연관성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는 벤조디아제핀 사용으로 치매 위험이 증가한다는 이전 두 차례의 메타분석과 배치되는 것이다.

그러나 4836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촬영한 뇌 자기공명동영상(MRI) 촬영 결과 벤조디아제핀 사용이 일부 뇌 부위의 위축을 가속화하는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억과 기분 조절에 관여하는 뇌 영역인 해마와 편도체 부피가 가속적으로 감소하는 것과 벤조디아제핀 사용이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 유형의 벤조디아제핀은 뇌 부위 사이에 신경 신호를 전달하는 백질의 크기 변화와도 관련이 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네덜란드 에라스무스대학병원의 역학·방사선학·핵의학 수석 과학자인 프랭크 월터스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이번 연구 결과가 “장기적인 벤조디아제핀 처방을 경계하는 현행 지침을 뒷받침한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벤조디아제핀 사용이 뇌 건강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을 조사하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벤조디아제핀이 신경계를 덜 활동적이게 만드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시킨다. 다른 종류들이 진정제로 사용되거나 불안, 불면증, 발작을 치료하는데 사용된다.

불안증에 처방되는 벤조디아제핀계 항불안제는 백질 수축을 덜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알프라졸람(제품명 자낙스), 클로나제팜(클로노핀), 클로라제페이트(트란센), 로라제팜(아티반, 스리반, 로라반)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에 불면증에 진정 수면제로 처방되는 벤조디아제핀은 백질 부피를 더 빨리 감소시켰다.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테마제팜(레스토릴), 트리아졸람(할시온), 콰제팜(도랄) 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음 링크(https://bmcmedicine.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916-024-03437-5)에서 해당 논문을 확인할 수 있다.

닥터콘서트
    한건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