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반이 저릿 아파" 성병인가 했지만...결국 '그곳' 잘라낸 男, 사연은?
처음 골반과 아랫도리 불편함부터 음경에 암 진행되면서 끔찍한 증상들 겪어...음경 절단해 발기 환상 감각까지 경험했다 고백한 남성, "평소 증상에 주의 당부"
처음 골반 부위에 저릿한 통증을 계속 느껴온 한 남성이 결국 음경암에 걸려 음경을 절단해야만 했던 사연이 전해졌다. 초기 증상이 남성이라면 누구나 한번씩 느껴봤을 흔한 통증이었기에, 시기를 놓쳐 자신과 같은 운명을 겪지 않도록 '음경 절단 사연'을 용기있게 고백한 것이다.
영국 일간 더선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웨스트 미들랜즈 경찰 직원이었던 55세 숀 에반스는 언제부턴가 아랫도리와 골반에서 불편함이 느껴졌다. 그 증상은 갈수록 심해졌다. 숀은 "평소 샤워를 꼼꼼히 하는 편인데, 어느 날 씻다가 음경 부위에서 아픔이 느껴졌다. 그때 느낌을 비유하자면 달리기를 할 때 옆구리 통증과 비슷했다"고 말했다.
헤르페스나 매독과 같은 성병과도 증상 비슷...성병 클리닉에 갔지만
2022년 6월, 숀의 증상은 단순히 불편한 정도에서 앉아있을 때 통증을 느끼는 단계로 발전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민감해졌다. 2개월 전에 심장마비가 와서 심장 물리치료 재활을 받고 있었던 숀은 아랫도리에서 화끈거리는 작열감까지 느껴지기도 했다. 상황은 더욱 나빠졌고, 숀은 샤워 중 포피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 후로 불안감은 더 커졌고 자세히 살펴보니 음경 기저부에 입술 포진처럼 보이는 궤양을 발견했다.
다음 날, 마지막 심장 물리치료 세션에서 숀은 통증 때문에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사람들은 그에게 성병 클리닉에 가보라고 권유했다. 통증, 분비물 또는 덩어리나 궤양 등의 증상이 헤르페스나 매독과 같은 성병일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숀은 몇 년 동안 성생활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들의 말을 따랐다.
성병 클리닉을 찾은 숀은 성병이 몇 년 동안 잠복해 있다가 활성화될 수 있다고는 했지만 그런 성병이 아닌거 같다며 다른 비뇨기과 전문의에게 가보란 말을 들었다. 다시 약속을 잡았다. 하지만 그 비뇨기과를 방문하기 까지 증상은 더 심해졌다. 소변을 볼 때 화끈거리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고, 음경의 전체 부위가 염증을 일으켰다. 그제서야 비뇨기과에서 제대로된 정밀 검사를 받았다.
음경 절단 수술 받았지만 아직 소변과 정자 기능은 남아있어...발기 환상 감각 느끼기도
9월, 숀은 비뇨기과로 부터 음경암 진단 소식을 들었다. 암을 치료하기 위해 먼저 포경수술을 시작할 것이라 했지만 수술을 받기도 전에 상황은 더욱 악화되기 시작했다. 음경이 붓기 시작했고 기저부가 엄청 두꺼워져 있었다. 염증이 심해서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었을 정도로 아팠다.
10월 숀은 일어설 수도 없을 만큼 통증이 심해 구급차를 불러야 했다. 응급 의료진은 그에게 암성 궤양으로 인한 패혈증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해당 시점에서 숀의 음경은 어두운 붉은 색으로 변해 있었고 누르면 피부가 오랫동안 눌린 채로 자국이 남았다. 숀은 병원에 10일 동안 입원했으며, 그동안 의료진은 농양을 배출했다.
상태가 너무 나빠 숀의 음경은 절단해야 했다. 2022년 12월 23일 음경 제거 수술을 받았다. 5시간동안 수술이 이어졌고 음경 외부는 제거됐지만 내부 생식기 구조(요도, 정관 등)는 그대로 유지됐다. 이는 여전히 소변을 볼 수 있으며 잠재적으로 정자 생성 배출 기능이 남아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숀은 "골반과 아랫도리에 뭔가 불편한 느낌이 나고,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였을 때 병원에 갔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때 좀 더 소란을 피웠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숀은 수술 후 첫 반나절 동안 아무 감정이나 느낌이 없었지만, 그 후 생존한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자신은 살아있기 때문에 운이 좋다고 말하는 숀은 '남성성'이 잘렸음에도 불구하고 유머도 잃지 않았다. 그는 "공교롭게도 점심으로 소시지가 나왔다. 상황이 너무 웃겼다. '지금 나를 놀리냐'고 물었더니 병동 사람들이 다 웃더라"고 말했다.
숀의 모든 암 조직은 제거 됐지만 수술 후 몇 달 동안 이상한 부작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환상 감각을 겪기 시작한 것. 다리를 절단한 사람들이 갑자기 발목에 가려움을 느끼는 것처럼 아침에 발기 감각을 느꼈다. 숀은 "난 더이상 음경이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분명 살아있는 감각이었다"고 말했다.
숀은 음경 재건 수술을 받을 기회가 주어졌지만 5년 동안 암이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는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지만 언젠가는 아이를 가질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것"이라며 "내 이야기가 특이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영국에서는 하루에 두 명의 남성이 음경암 진단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들은 특히 배관이나 성적인 것과 관련이 있는 경우 자신의 건강을 돌보는 데 소홀한 경향이 있다"며 "남자든 여자든 어딘가 부끄러워도 불편한 통증이 있다면 상담 받기를 간곡히 부탁하고 싶다"고 말했다.
숀의 음경암 투병기 타임라인
2022년 6월: 음경에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함
2022년 6월 말: 앉아 있을 때 통증이 생기고, 시간이 지나면서 더 민감해짐
2022년 6월 말: 샤워 중 포피에서 출혈을 발견하고, 음경 기저부에 감기 입술 같은 반점을 발견2022년 7월: 물리치료센터에서 성병 클리닉에 가보라는 권유를 받았고, 그곳에서 성병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함
2022년 8월: 비뇨기과 의사를 만나도록 소개받음. 이 시점에서 통증이 심해짐. 진단 및 증상 악화2022년 9월: 비뇨기과 의사와의 상담 중 심한 고통을 겪음
2022년 9월 중순: 음경암 진단을 받음.
2022년 9월 말: 음경이 붓고 염증이 심해져 침대에서 움직일 수 없게 됨
2022년 10월: 구급차를 불러야 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됨
2022년 10월 말: 병원에 입원하여 농양을 배출함
2022년 12월 23일: 음경 절단 수술을 받음
2023년 초: 아침에 발기를 느끼는 환상 감각을 경험함
남성암 중 1% 이하 드문 음경암...발병층 주로 50대 이상, 부위별로는 귀두, 포피, 음경 순으로 발생
숀을 힘들게 한 음경암은 말그대로 음경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남성 암 중에서 1% 이하를 차지하는 비교적 드문 암이다. 영국에서는 매년 약 760건의 음경암이 발생한다. 이 수치는 1990년대에 비해 28% 증가한 것이며, 영국 암 연구소는 2040년에는 연간 1100건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남성의 68%가 진단 후 최소 10년 이상 생존하는 등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다만, 치료 특히 수술은 치명적일 수 있다.
2023년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2021년 국내 27만7523건의 암이 새로이 발생한 가운데 그 중 음경암은 72건으로 전체 남성암 발생의 0.05%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80대 이상이 29.2%로 가장 많았고, 70대가 27.8%, 60대가 19.4%의 순이었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정보를 보면 음경암은 대체로 50대 이상에게서 발생한다. 음경암의 98%가 편평상피세포암이며 그 외 드물지만 악성 흑색종, 기저세포암, 상피내암, 카포시 육종 및 다른 악성 종양의 전이가 있다. 음경암 환자의 69%가 발견 당시 포경 상태인 점을 고려할 때, 포경 상태의 포피 구지가 축적되어 생긴 만성 염증이 암을 유발한다고 보고되기도 한다. 구지는 음경의 포피와 귀두 사이에 분비물이 축적된 것으로 독특한 악취가 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성은 평생 동안 성적 파트너의 수와 비례해서 증가한다. 많은 성 파트너와 성관계를 맺는 것은 음경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음경암은 대부분 귀두에 잘 발생하며, 그다음으로 포피, 음경 순으로 발생한다. 분비물, 국소 통증, 빈뇨, 배뇨통, 절박뇨, 요실금 등의 배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음경암은 서혜부의 림프절로 잘 전이하기 때문에, 암이 진행되면 서혜부의 림프절이 딱딱하게 만져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다리의 림프(액)의 흐름이 나빠져 다리가 붓는 림프 부종이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