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 터울 두 남매, 소아성 치매”…3년 못 넘긴다 했지만, 현재는?

두 아이 모두 희귀질환 산성 스핑고미엘린 분해효소 결핍증 진단…치료법 찾기 위한 여정 공유

소아성 치매 진단을 받은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사연이 소개됐다. [사진=’더선’ 보도내용 캡처]
태어난 지 1년도 안 되어 소아성 치매 진단을 받은 두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가족의 사연이 소개됐다. 병원에서 3년을 넘기지 못할 거란 진단을 받았지만 현재 두 아이는 다섯 살과 네 살이다.

영국 일간 더선은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사는 질리안(35)과 도널드 아놀드(37)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이들 자녀 로먼과 스텔라는 희귀 유전성 질환인 산성 스핑고미엘린 분해효소 결핍증(ASMD, acid sphingomyelinase deficiency)을 앓고 있다.

첫째가 진단을 받은 건 생후 6개월 때였다. 처음 태어났을 때 아이는 건강해 보였다. 하지만 뒤집기 등 신체 발달이 늦고 먹은 것 대부분을 토해내는 것을 보고는 병원을 찾았다. 의사는 아이의 간과 비장이 비대해진 것을 발견했고, 검사 결과 ASMD 진단을 받게 됐다.

아이의 병에 대해 알기 3일 전, 질리언은 둘째를 임신했단 사실을 알게 됐다. 의사는 부모 모두 유전적 변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둘째 아이도 같은 진단을 받을 확률이 25%라고 말했다.

둘째 스텔라도 처음엔 매우 활발하고 건강하며 씩씩해 보였다. 첫째 로만이 아기였을 때보다 신체적으로 훨씬 건강해 보였고 구토 증상도 전혀 보이지 않아 부부는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하지만 생후 3개월쯤이 됐을 때 스텔라도 같은 질환을 진단 받았다. 더 나쁜 소식은 로만과 스텔라 모두 더욱 심각한 ASMD A형이란 점이었다.

질리언은 “한때 건강하고 활기차던 아이들이 예전의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이 병은 아이가 정말로 어떤 사람인지, 마음 깊은 곳에서는 여전히 어떤 아이인지 조금 알게 되자마자 모든 것을 순식간에 빼앗긴다는 점에서 잔인하다”고 말했다. 또한 “품에 안고 있는 아이를 두고 슬퍼하는 건 정말 기묘한 감정”이라고도 덧붙였다.

병원에서는 아이들이 3년을 넘기기 힘들 거라고 했다. 하지만 부부는 아이들을 새로운 임상시험에 참여시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고 현재 로만과 스텔라는 각각 다섯 살, 네 살이 됐다. 질리언은 “아이들은 매일 나에게 영감을 주고 놀라운 힘을 보여주고 있다”며 “치료법을 찾기 위한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질리언은 이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같은 상황에 놓인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해 가족의 여정을 온라인으로 공유하고 있다.

‘소아성 치매’로도 불리는 ASMD

ASMD는 신체 여러 장기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성 질환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증상이 악화된다. A형 및 B형 니만 피크병(Niemann-Pick disease) 또는 소아성 치매로도 불린다. ASMD는 스핑고미엘린이라는 지방물질을 분해하는 데 필요한 효소 ASM(acid sphingomyelinase)를 만드는 SMPD1 유전자에 변이가 생겨 발생한다. 이 때문에 분해되지 못한 지방물질이 간, 폐, 비장과 같은 주요 장기에 쌓이게 되고 이로 인해 제대로 기능할 수 없게 된다.

다양한 증상을 나타내지만 간, 폐, 비장, 혈액, 소화기 계통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보다 심각한 유형인 A형의 증상은 유아기 초기에 나타나 빠르게 진행된다. 뇌를 포함한 신체 여러 주요 기관에 영향을 미친다. 처음엔 근긴장도 저하, 근육 허약으로 인한 수유 곤란, 반복되는 구토와 변비 증상이 나타난다. 3~6개월 사이 간비종대로 인해 커다란 배 둘레가 확인되며, 6개월이 지나면 정신 운동의 발달 지연이 나타난다.

B형의 경우 증상은 중증도나 발현 시기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난다. 보통 학령기에 발현되지만, 신생아기나 성인기에 갑자기 발생하기도 한다. 신체 여러 주요 기관에 영향을 미치지만 뇌에는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고 대부분의 환자가 운동 능력 소실과 같은 신경학적 증상을 나타내지 않는다. A형보다 덜 심각한 유형으로, 많은 환자가 성인기까지 생명을 유지한다.

닥터콘서트
    지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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