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신 뒤 소변 “거품이 바글바글”…반복되면 ‘이것’ 의심?

대부분 거품뇨, 걱정하지 않아도 돼…그러나 반복되면 콩팥기능, 혈당수치 등 점검해야

속칭 ‘오줌빨’이 세면 소변에 거품이 더 많이 생길 확률이 높다. 하지만 술 마신 뒤 평소보다 훨씬 더 많은 ‘거품뇨’가 생기는 일이 되풀이되면 콩팥 기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콩팥이 단백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거품뇨가 많이 발생할 수 있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술을 마신 다음날, 소변에 거품이 가득 찬 걸 보고 움칫 놀라는 사람이 많다. 음주 후엔 소변이 잦고, 심박수와 체온이 올라가며 이는 탈수로 이어지기 쉽다. 두통, 근육통, 메스꺼움, 구토 등 숙취 증상의 약 90%는 탈수 탓이다. 탈수증에 걸리면 거품뇨가 생길 수 있다. 또한 술을 마시지 않았더라도 남성의 경우 음경이 발기되면 소변에 거품이 많이 생길 수 있다. 소변의 흐름이 빨라지고 강해지면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 피츠버그대 메디컬센터 제엡 굴 박사(비뇨기과)는 “소변에 거품이 잠시 일었다가 이내 사라지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콩팥(신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등 여러 원인으로 매우 심한 거품뇨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건강포털 ‘웹엠디(WebMD)’와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대부분의 거품뇨에 대해선 큰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거품뇨가 반복되면 콩팥병과 당뇨병 합병증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웹엠디가 ‘거품뇨가 생기는 까닭’을 짚었다.

소변의 단백질

미국 오크스너 헬스시스템 비뇨기과 전문의 엘레나 캠벨 박사는 “거품뇨의 가장 흔한 원인은 소변에 섞여 있는 단백질”이라고 말했다. 소변의 단백질은 ‘단백뇨’나 ‘알부민뇨’라고 한다. 알부민은 핏속의 주요 단백질이다. 소변에 단백질이 많다는 것을 콩팥이 단백질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소변의 단백질은 콩팥병, 당뇨병, 고혈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러나 미국신장학회에 따르면 거품뇨가 있는 사람의 약 3분의 1만 단백뇨 진단을 받는다. 진단을 받더라도 콩팥에 큰 문제가 생겼다고 100% 단정할 순 없다. 정밀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소변을 빠르고 세게 보는 경우

소변의 흐름이 빠르고 강할수록 거품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뉴욕 레녹스힐 병원의 비뇨기과 전문의 엘리자베스 카발러 박사는 “소변의 흐름이 강하면 변기의 물이 난류가 돼 거품이 생긴다. 이는 물리학의 기본 원리다”라고 말했다.

콩팥병 위험이 있는 당뇨병 환자 등은 거품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거품뇨와 함께 다리와 눈 주위가 붓는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좋다.[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탈수

탈수증에 걸리면 소변의 농도가 높아져 거품이 많게 보일 수 있다. 수분 섭취량이 부족하면 소변 색깔이 어두워진다. 정상적인 소변은 연한 노란색을 띠고 투명해야 한다. 설사나 구토를 하거나, 열이 나거나, 신체활동으로 땀을 흘린 뒤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으면 탈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소변의 세균

소변에 세균(박테리아)이 있으면 거품이 생길 수 있다.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을 볼 때 화끈거리고, 화장실에 급히 가고 싶은 증상과 함께 거품뇨가 나타날 수 있다. 특정 성병(트리코모나스증)은 남성의 음경과 여성의 질에서 거품 분비물을 만들어 소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콩팥병

소변에 단백질이 있는지 여부를 알려면 소변검사를 받아야 한다. 검사 결과는 즉시 알 수 있다.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에 따르면 소변 검사에서 3개월 동안 3회 이상 단백뇨 진단을 받으면 콩팥병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당뇨병

제1형이나 제2형 당뇨병으로 인한 당뇨병성 콩팥병은 신부전의 주요 원인이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하면 포도당이 혈관을 파괴하고 단백질이 소변으로 새어 나오기 시작한다. 거품뇨가 나타나는 까닭이다. 콩팥병은 초기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당뇨병 환자는 혈당을 조절하고 소변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한다.

고혈압

고혈압 환자가 혈압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해도 거품뇨가 생긴다. 고혈압은 콩팥병의 두 번째 주요 원인이다. 고혈압은 콩팥에 너무 큰 부담을 준다. 콩팥이 찌꺼기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하면 단백뇨, 즉 거품뇨가 생긴다. 콩팥의 여과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려면 혈당과 혈압을 잘 조절해야 한다. 음식과 운동, 약으로 이들 병을 잘 다스려야 한다.

의학 전문가들은 “평소 콩팥병의 위험 요인을 안고 사는 사람은 거품뇨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거품뇨와 함께 다리와 눈 주위가 붓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서둘러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소변을 볼 때 아프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소변을 잘 참지 못하는 증상(요실금)이 있어도 마찬가지다.

닥터콘서트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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