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수술 환자 담석 예방에 도움...환갑 지난 우루사는 '재밌는 약'?
첫 선을 보인지 60년이 넘은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가 최근 위암 수술 환자에 좋은 효능을 보여주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대웅제약은 우루사를 주제로 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달 대한간학회가 주최한 국제학술대회 ‘더 리버 위크 2024’에서 장재영 순천향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는 우루사의 간수치 개선 효과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2024 소화기질환 주간(DDW)에서 이상협 서울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가 우루사의 담석 예방 효과에 대한 연장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이미 특허까지 만료된 '올드 드럭'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우루사는 담즙의 분비를 촉진해 유해물질을 배출하고, 항염증 작용을 하는 UDCA(우르소데옥시콜산)가 주성분이다. 1961년 일반의약품으로 처음 세상에 나왔고, 1981년 처방 조제가 가능한 우루사정 100mg이 출시된 데 이어 1989년에 200mg, 2007년 300mg이 전문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현재 우루사는 일반의약품인 복합 우루사 연질캡슐, 대웅 우루사 연질캡슐을 비롯해 총 6개 품목으로 분류된다.
전문의약품도 용량 별로 허가 사항이 다르다. 100mg은 만성 간 질환의 간기능 개선제로 사용되고, 200mg은 콜레스테롤 담석증 치료제로, 300mg은 원발 쓸개관 간경화 증 등을 허가사항으로 갖고 있다.
특이한 점은 간기능 개선제로 익히 알려진 우루사가 위암 환자들을 위한 약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대웅제약이 최근 ‘PEGASUS-D 연장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우루사의 담석 형성 예방 효과를 다시 한번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 연구는 2019년 대웅제약이 위암으로 위절제술을 받은 환자 521명을 대상으로 담석 형성 예방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한 연구다. 환자가 1년 간 우루사 300mg 복용했을 때 담석 형성 위험이 약 70~8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위 절제술을 받은 위암 환자의 경우 비(非)환자보다 담석 형성률이 5~12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웅제약은 담즙 역류에 대한 우루사의 효과가 지속되는지 평가하기 위해 추가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위 절제술을 시행한 환자가 1년간 우루사 300mg을 복용할 때 담즙 역류 발생률은 약 56% 감소했다. 또한 위 절제술 후 위염 발생률도 약 50%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기간을 5년(80개월)으로 확장한 장기 유효성 평가 결과도 비슷했다. 최근 나온 결과에 따르면 위 절제술 후 담석 형성률이 UDCA 300mg 투여군은 60개월에서 8.20%, 72개월에서 8.56%, 80개월에서는 10.00%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위약군의 담석 형성률은 각 21.89%, 72개월에서 22.77%, 80개월에서 26.21%였다. 또한 위 절제 수술 후 우루사 300mg을 한 번이라도 복용했다면 그렇지 않은 환자에 비해 담석 형성 비율이 약 50% 낮았다.
이에 대해 이아름 대웅제약 메디컬팀 팀장은 "페가수스 연구를 통해 2019년 '위 절제술을 시행한 위암 환자에서의 담석예방' 적응증이 추가됐고, 2022년 암 진료 가이드라인에 추가됐다"며 "이번 연장 연구 데이터가 확보되면서 권고안의 수준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웅제약은 가정의학과 분야로 우루사의 접점을 확대하는 중장기적 계획도 갖고 있다. 우루사 300mg 적응증에는 ‘급격한 체중 감소를 겪은 비만 환자의 담석 예방’도 포함되는데 비만을 질환으로 인식하는 최근 트렌드에 맞춰 다이어트 이후의 담석 예방 효과도 마케팅 포인트로 잡겠다는 설명이다.
서욱 마케팅사업부 사업부장은 "의료현장에서 교수들이 우루사를 두고 '재밌는 약'이라는 말들을 많이 하고, 직접 연구 아이디어를 내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연구를 계속해 나가면서 올드 드럭이 가져가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