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아이, 태블릿PC로 달래면 안 된다”…왜?

태블릿PC 휴대전화를 '공갈 젖꼭지'로 쓰면 감정조절법 못배워

태블릿PC는 자녀 교육에도 쓰임새가 많다. 하지만 짜증을 내는 2~5세 자녀를 달래기 위해 태블릿PC나 휴대전화를 제공하면 썩 좋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런 디지털 기기를 일종의 '공갈 젖꼭지' 로 쓰면 아이의 감정 및 분노 조절 능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는 아이에겐 ‘공갈 젖꼭지’를 물려주며 달랜다. 요즘엔 울거나 짜증을 내는 아이에게 태블릿PC, 휴대전화를 쓰게 한다. 어린 아이의 분노나 좌절의 폭발을 관리하기 위해 태블릿PC나 휴대전화를 활용하면, 아이가 감정과 분노 조절 방법을 배우는 데 나쁜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셔브룩대, 헝가리 외트뵈시 로란드대 공동 연구팀은 2~5세 자녀를 둔 부모 300명 이상에 대한 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짜증을 낼 때 부모가 준 태블릿PC, 휴대전화 등 디지털 기기를 갖고 놀았던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훗날 감정 조절에 더 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들의 부정적인 감정 경험과 그 과정의 부모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들은 생후 첫 몇 년 동안 자기 조절, 즉 특정 상황에 대한 정서적, 정신적, 행동적 반응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다. 이러한 행동 중 일부는 자동적인 반응 대신 의도적인 반응을 선택하는 아이들의 능력에 관한 것이다. 이를 ‘의도적 통제(Effortful Control)’라고 한다. 이는 특히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통해 환경에서 학습된다.

최근 아이의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반응을 조절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안겨주는 부모가 적지 않다. 연구팀은 아이의 짜증을 피하거나 관리하기 위해 일종의 '공갈 젖꼭지' 역할을 하는 디지털 기기를 주는 행위가 훗날 아이의 감정 관리 및 분노 조절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설문조사를 통해 2~5세 자녀의 부모 300명 이상에게 자녀와 부모의 미디어 사용에 대해 평가해주도록 요청했다. 2020년에 첫 조사 및 평가를 하고, 1년 후 추가 조사를 한 뒤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부모가 아이의 감정 조절 및 관리를 위해 디지털 기기를 더 자주 활용할수록 1년 후 자녀의 분노와 좌절 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가 기본적인 분노 관리 능력이 낮을수록 디지털 기기를 관리 도구로 더 자주 쓰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문제를 더 악화할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겪을 때 디지털 기기를 더 자주 쓴 아이는 후속 평가에서 감정조절 능력이 더 떨어졌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에외뵈스 로란드대 베로니카 코녹 박사는 "부모가 짜증 내는 자녀를 달래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자주 제공하면, 자녀는 감정조절 방법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다”며 “훗날 이는 더 심각한 감정조절 문제, 특히 분노조절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기기로는 짜증을 치료할 수 없다. 아이들은 스스로 부정적인 감정을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학습 과정에는 디지털 기기의 도움이 아니라, 부모의 애정 어린 도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연구의 공동 책임 저자인 셔브룩대 캐롤라인 피츠패트릭 교수는 “대부분 아이들은 디지털 콘텐츠에 매료되게 마련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디지털 기기를 주는 게 짜증을 멈추게 하는 쉬운 방법이다. 단기적으로는 매우 효과적이나,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부모는 아이를 좌절시킬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이를 피하지 않는 게 좋다. 부모가 어려운 상황을 통해 자녀를 지도하고, 자녀가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도록 돕고,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가르쳐야 한다.

이 연구 결과(Cure for tantrums? Longitudinal associations between parental digital emotion regulation and children's self-regulatory skills)는 ≪아동 및 청소년 정신의학 프론티어(Frontiers in Child and Adolescent Psychiatr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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