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와 약물’ 합친 항암제, 유방암 치료에 큰 효과

하버드대 암연구소 “표적항암제, 치료 5년 후 생존율 97%, 탈모 신경병증 부작용 적어”

여성이 일종의 유방암 자가진단을 하고 있다. 암세포에 특정 단백질(HER2, 즉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을 가진 초기 유방암 환자에게 ‘항체-약물접합체(ADC)' 계열 표적항암제의 치료 효과가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항체(단클론항체)와 약물(항암제)을 결합한 것을 ‘항체-약물접합체(ADC, Antibody Drug Conjugate)’라고 한다. ADC는 차세대 ‘항암제 플랫폼’에 해당한다.

암세포만을 골라 죽이는 ADC 계열의 표적항암제로 특정 유방암의 초기 환자를 치료하면, 치료 효과가 높고 재발을 막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임상시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 의대 산하 다나-파버 암연구소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HER2, 즉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2)에 양성반응을 보이는 초기 유방암(1기 유방암) 환자 512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초기 유방암은 암세포가 림프절을 침범하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특정 단백질 양성 유방암 환자를 수술 후 ADC 계열의 표적항암제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으로 치료했다. 그 결과 이들 환자의 약 97%가 치료 5년 뒤에도 생존하고 침습성 암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치료 후 암이 재발할 위험이 있는지 알 수 있는 생물학적표지자(바이오마커)도 찾아냈다. 그 결과 임상적 요인과 종양조직 내 유전자 4종의 활성도를 평가하는 특정 검사(HER2DX)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환자가 재발 위험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의 책임 저자인 파올로 타란티노 박사는 “특정 단백질 양성 유방암 1기 환자의 재발률은 5~30%다. 수술 후 화학항암제과 특정 단백질에 결합하는 항체 트라스투주맙으로 치료하면, 이런 환자의 재발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삶의 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임상시험에 참가한 미국 전역의 암센터 환자 512명 중 실험군 384명은 ADC 계열의 표적항암제인 ‘트라스투주맙 엠탄신(T-DM1)’으로 치료받았고, 대조군 128명은 화학항암제(파클리탁셀) 및 또다른 표적항암제(트라스투주맙)로 치료받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C 계열의 표적항암제로 치료받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신경병증과 탈모 증상이 더 적고 업무 생산성이 향상되는 등 삶의 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T-DM1은 특정 단백질 양성 유방암 환자의 수술 후 치료제나 보조 치료제 및 전이성 특정 단백질 양성 유방암 환자 치료제로 승인받았다.

항암제는 화학항암제(세포독성 항암제), 표적 항암제, 면역 항암제 등으로 나뉜다. 화학항암제는 세포나 정상 세포나 무차별 공격한다. 부작용이 적지 않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만 골라 집중 공격한다. 암세포에만 많이 나타나는 특정 단백질이 표적이다. 약물이 표적으로 삼을 수 있는 특정 유전자 변형이나 단백질이 확인된 환자에게만 쓸 수 있다. 같은 종류 암 환자의 10~20%에만 적용할 수 있다. 면역항암제는 암세포나 원인 단백질을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라, 인체의 면역체계를 자극해 면역세포가 암세포만 골라 집중 공격하도록 유도한다.

이 연구 결과(Adjuvant Trastuzumab Emtansine Versus Paclitaxel Plus Trastuzumab for Stage I 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Positive Breast Cancer: 5-Year Results and Correlative Analyses From ATEMPT)는 ≪임상 종양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실렸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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