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월 전 케밥 먹고 '이것' 걸려"...아직도 아픈 70대男, 왜?
전염성 높은 세균성 이질, 원인균 시겔라 환자나 보균자의 대변 통해 감염
지난해 2월 케밥을 먹고 세균성 이질에 걸린 남성이 16개월이 지난 지금도 증상에 시달리고 있는 사연이 소개됐다. 세균성 이질은 시겔라(Shigella) 균이 일으키는 질환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급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영국 일간 더선에 의하면, 존 잉글스비(76)에게 증상이 나타난 건 지난 해 2월 웨일스 남동부에 위치한 아버가베니의 한 케밥 가게에서 포장해 온 음식을 먹은 후였다. 그는 해당 식당에서 구매한 케밥을 먹은 후 심한 설사와 구토, 복통 증상을 보였다. 대변 샘플을 검사한 결과, 시겔라균에 의한 세균성 이질이었다. 존은 해당 케밥 가게에서 판매한 음식을 섭취하고 감염이 발병한 사람 중 하나였다. 50명이 넘는 사람이 존과 유사한 증상을 보였고, 11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존의 경우 항생제를 처방 받아 복용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되는 위장 합병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해당 식당의 업주는 안전하지 않은 식품을 판매하고, 식품안전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으며, 새로운 업주 등록을 하지 않은 혐의에 대해 지난달 유죄를 인정했으며 9월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존의 변호를 맡고 있는 어윈 미첼(Irwin Mitchell)의 공중보건 전문변호사 사리타 샤르마는 “시겔라균은 전염성이 매우 높은 감염병으로 위장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존의 경우처럼 장기적으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그 영향을 경시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전염성 매우 높은 시겔라균, 음식 조리 전이나 배변 후에는 손 깨끗이 씻어야
세균성 이질은 시겔라균이 일으키는 감염성 대장염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급감염병으로 분류된다. 원인균인 시겔라를 보유한 환자나 보균자가 배출한 대변을 통해 나온 시겔라균을 입으로 삼켰을 때 감염되며, 매우 적은 양으로도 감염을 일으키는 전염성이 매우 높은 질환이다. 즉, 환자나 보균자가 배변 후 손을 깨끗이 씻지 않고 음식을 오염시켜 간접적으로 전파하거나 신체적으로 접촉시켜 전파할 수 있다. 식수나 우유, 바퀴벌레, 파리에 의해 전파되기도 한다.
잠복기는 1~7일, 전염기는 급성 감염기부터 대변에서 균이 발견되지 않는 기간으로 발병 후 4주 이내다. 간혹 보균 상태가 수개월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
세균성 이질은 잠복기에도 고열, 구역질, 구토, 경련성 복통, 점액성 설사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초기에는 물 같은 설사를 하다가 점차 피와 점액이 섞인 변을 본다. 소아의 경우 경련이 나타나기도 한다.
5세 미만의 어린이가 감염될 가능성이 높지만, 모든 연령대에서 발생할 수 있다. 경증인 경우 보통 일주일 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항생제 치료를 한다. 잦은 설사로 탈수 증상이 나타날 경우 수액 용법을 쓰기도 한다.
세균성 이질 환자는 격리 치료하고, 대변과 오염된 물건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또한 감염된 환자의 경우 식품 취급, 탁아, 환자 간호를 하지 않아야 한다. 세균성 이질 증상이 지속되면 패혈증, 용혈성 요독 증후군, 라이터(Reiter) 증후군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