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임핀지' 성적표 희비 교차...방광암 '웃고' 폐암 '울고'
초기 비소세포폐암 임상 실패...방광암서 생존 혜택 확인
면역항암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가 기대를 모았던 초기 폐암 환자 치료에서 이렇다 할 효과를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에선 암의 재발을 막고 사망 위험을 줄이는 치료 효과를 보고하며 온도차를 보였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AZ)는 초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면역항암제 임핀지의 유효성을 평가한 글로벌 임상 3상 ‘ADJUVANT BR.31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임상은 캐나다 암 임상그룹(Canadian Cancer Trials Group)의 주도 아래 미국 및 캐나다, 호주,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평가가 이뤄졌다.
연구에는 종양을 제거한 후 보조 항암요법으로 임핀지의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초기 환자 1415명이 등록됐다. 이들은 폐 종양 세포의 25% 이상에서 바이오마커(생체지표)인 PD-L1이 발현된 IB-IIIA 기 환자였다.
주요 결과를 보면,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1차 치료 후 임핀지 보조요법을 실시한 결과 암이 재발하지 않고 생존하는 기간을 의미하는 무병생존율(DFS) 지표를 개선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임상 결과에 실망했다"면서도 폐암 분야에 진행 중인 임상 프로그램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임핀지는 폐암 임상에 실패했지만, 근육 침습성 방광암(MIBC)에서는 치료 효과를 명확히 했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글로벌 임상 3상 'NIAGARA 연구' 결과, 수술 전 항암화학요법으로 임핀지를 추가한 후 단독요법을 시행한 환자군에서는 그렇지 않은 환자군에 비해 무병생존율(1차 평가변수) 및 전체생존율(2차 평가변수) 지표를 모두 달성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현재 해당 방광암 환자는 표준치료를 받은 후에도 절반 가량의 환자들이 암의 진행과 재발을 경험하고 있다"며 "방광암 임상에서 임핀지는 암의 진행과 재발, 사망 위험을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줄이는 혜택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편, 임핀지의 경우 이번 방광암 임상에 긍정적인 결과를 얻으면서 면역항암제 대표 품목으로 꼽히는 MSD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과 근육 침습성 방광암 치료 분야에 직접적인 경쟁구도를 만들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