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로 당뇨병 고친다?... "췌장 기능 회복 효과 확인"

췌장의 섬세포 정상화하는 VX-800 투약한 12명 중 7명 인슐린 주사 필요 없게 돼

VX-800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치료제를 전량 투약한 12명의 환자 중 7명이 더 이상 인슐린 주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실험적인 줄기세포 치료법이 일부 환자의 인슐린 생산을 회복시켜 제1형 당뇨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초기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21일~24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열린 미국당뇨병협회 연례회의에 소개된 시카고대 연구진의 발표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5일 보도한 내용이다.

VX-800이라고 불리는 유전자 치료제를 전량 투약한 12명의 환자 중 7명이 더 이상 인슐린 주사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호전됐다고 연구진은 보고했다. 또 다른 2명은 종전보다 약 70% 적은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제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 수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에 충분한 인슐린을 생산하지 못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의 섬세포를 면역계가 잘못 겨냥해 공격하는 것이다. VX-880은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신선한 섬세포를 도입해 췌장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1상 임상시험을 위해 연구진은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 환자 12명을 모집했다. 모두 평균 당화혈색소(A1C) 수치가 7.8%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위험이 높은 수준이었다. 또 지난 1년 동안 심각한 저혈당을 2~4회 경험했으며 혈당 안정을 위해 하루에 약 40단위 인슐린을 주입하는 사람들이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VX-880을 한 번 주입한 결과 12명의 환자 모두에서 심각한 저혈당 증상이 사라지고 당화혈색소 수치가 7% 미만으로 떨어졌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VX-880 줄기세포 유래 섬세포가 사람의 섬세포와 같은 기능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결론지었다.

연구진은 총 37명의 참가자를 등록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시카고대 췌장 및 섬세포 이식 프로그램 책임자인 피오트르 윗코프스키 교수(외과)는 “이 긍정적인 데이터는 1형 당뇨병 치료에 혁명을 일으킬 수 있는 VX-880의 잠재력에 대한 증거를 가중시킨다”면서 “우리는 이 치료법이 제1형 당뇨병 치료의 중추적인 발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술회의에서 발표된 연구결과는 동료 심사를 거쳐 학술지에 게재되기 전까지는 예비연구로 간주해야 한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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