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도 유전자로 잡는다
[바이오 키워드] siRNA
만능 유전자 치료제로 기대를 모으는 '짧은간섭 리보핵산(siRNA)' 의약품이 처방권에 바짝 다가섰다. 이 약물은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RNA 간섭(RNAi)' 현상을 이용해, 체내에서 단백질 생성을 명령하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분해하고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작용을 한다.
이미 만들어진 단백질의 활동을 억제하는 기존 항체 의약품과 달리,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의 생성을 막을 수 있어 유전병부터 감염병, 암, 만성질환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siRNA 치료제 시장도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맥시마이즈 마켓 리서치(Maximize Market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해당 치료제 시장은 지난해 약 126억 달러(한화 17조원) 규모에서 2029년 391억 달러(53조원)로 큰 폭의 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업체로는 노바티스와 노보 노디스크, 아로바이오테라퓨틱스, 앨나일람, 애로우헤드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경쟁에 참여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올릭스와 에스티팜이 관련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개발 중에 있다.
최근엔 연 2회 투약하는 이상지질혈증 신약도 siRNA 기술을 적용해 상용화에 성공했다. 노바티스가 개발한 ‘렉비오(성분명 인클리시란나트륨)’ 주사제는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형접합 가족형 및 비가족형)과 혼합형 이상지질혈증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올해 6월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다.
렉비오는 국내에서 첫 허가를 받은 siRNA 제제로 평가된다. 체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siRNA를 활용해 LDL-콜레스테롤(LDL-C)을 높이는 PCSK9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LDL-C 수치를 감소시킨다. 의료진이 연 2회 직접 주사하므로, 자가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편함도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