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암병원, 폐암 환자도 중입자 치료 시작

올해 하반기엔 두경부암까지 확대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가 치료 전 환자를 돌보고 있다. [사진=세브란스병원]
연세암병원이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다.

환자는 폐암 초기 진단을 받은 김모 씨(65세·남)로 일주일 동안 총 4회의 중입자 치료를 받는다. 김 씨는 건강검진에서 폐에 종양이 발견돼 정기적으로 CT(전산화 단층촬영)를 받으며 추적 관찰했다. 그러던 중 종양이 커져 이 치료를 받게 됐다.

중입자 치료란 탄소입자를 이용한 방사선치료의 하나다. 양성자치료에 사용되는 수소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입자를 가속해 암세포만을 조준해 파괴하는 기법이다.

폐암 중입자치료에는 회전형 치료기를 이용한다. 중입자치료기는 방사선을 쬐는 각도에 따라 고정형과 회전형 두 가지로 나뉜다. 이 병원에는 전립선암을 치료하는 고정형 치료기 1대와 그밖의 암을 치료하는 회전형 치료기 2대가 있다. 회전형 치료기는 치료기가 360도 회전하면서 암 발생 위치 등을 고려한 다각도 치료가 가능하다.

일본 방사선의학 종합연구소(QST) 보고에 따르면 중입자 치료는 3cm 이하의 초기 종양은 3년 국소제어율(암치료 후 암이 재발하지 않을 확률)이 95% 이상이고 더 큰 종양은 80~90%를 보였다. 또 방사선치료 부작용으로 꼽히는 '방사선폐렴'의 발생도 중입자 치료에서는 3%로 낮았다.

수술이 어려운 간질성 폐질환을 동반한 폐암 치료도 가능하다는 것이 이 치료의 장점이다. 낮아진 폐 기능과 상관없이, 정상 장기는 피하고 암세포에서만 입자가 닿는 치료의 특성상 폐를 보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경환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국내 최초로 폐암 환자에 중입자 치료를 진행하면서 환자 상태에 따른 최적의 치료 계획을 세웠다"며 "추후 환자 치료 성적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토콜을 개발하고 치료 대상 환자를 계속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연세암병원은 지난달 28일부터 회전형 중입자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기존 전립선암으로 제한했던 수술을 췌장암, 간암으로 확장했다. 올 하반기에는 두경부암(구인두암, 후두암 등)으로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임종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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