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량 줄면 알츠하이머 위험 증가" 세계 첫 규명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 임현국 교수팀 연구
국내 연구진이 다중 뇌영상을 이용해 근육 감소가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근감소증이란 나이가 듦에 따라 근육 양과 기능이 감소하는 병이다. 특히 운동능력이 저하되면서 알츠하이머, 혈관성 치매 등으로 인한 인지 기능 장애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 병이 구체적으로 뇌의 어떤 변화를 통해 기능 저하를 유발하는 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다.
여의도성모병원 가톨릭 뇌건강센터 정신건강의학과 임현국 교수 연구팀은 노화 뇌영상 데이터 베이스에서 528명의 치매가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근육량과 근육강도, 신체기능 등을 통한 근감소증 점수를 측정했다. 그런 뒤 뇌 MRI(자기공명영상)로 측정한 대뇌 피질 두께, 해마 부피, 백색질 변화 정도, 뇌 아밀로이드-PET에서 측정된 대뇌 아밀로이드의 침착도와 인지 기능과의 관계를 분석했다.
생체임피던스 기기(인바디 측정기)로 측정한 근육량, 악력계로 측정한 근력, 앉았다 일어서기 검사로 측정한 근 기능 모두 인지기능 장애와 뚜렷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다만 뇌 위축도, 뇌 백색질 변성 정도, 뇌 아밀로이드 축적 정도와는 각기 다른 관계를 보였다.
일례로 근육량이 적을수록 알츠하이머병의 유발물질인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이 많이 나타났다. 근력이 약할수록 측두엽 대뇌 피질 두께가 얇아지고 근기능이 떨어질수록 양측 섬엽 두께가 위축되는 현상을 보였다.
이는 △나이 △성별 △교육년수 △콜레스테롤 대사·운반에 관여하는 아포E 지단백(APOE) 유전자형 △우울증 점수 등을 통제했을 때도 비슷했다. 많은 근육은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억제하고, 높은 근력은 백색질 변성을 막아 뇌 외축 및 인지기능의 저하를 방지했다. 또 좋은 근 기능은 근육 양 및 강도와 달리 직접적으로 뇌 위축 보호 및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임현국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근감소증 진단 요소들이 아밀로이드 축적, 뇌 백색질 변성, 뇌 위축 등 각기 다른 방식으로 뇌에 영향을 미치고, 인지기능 저하를 설명하는 모델을 제시·규명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근감소증 관련 신체 상태에 대한 의학적 접근이 치매 발병 위험을 줄이기 위한 새로운 치료 목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알츠하이머병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알츠하이머즈 앤 디멘시아(Alzheimer’s & Dementia》에 최근 개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