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약 ‘포시가’ 떠난 자리, 국산 신약 ‘엔블로’가 채울까

대웅제약 "다양한 임상 통해 처방근거 확보하는 중"

엔블로 [사진=대웅제약]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 판도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날 조짐이다. SGLT-2(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 2) 억제제의 대표 주자인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급여 문제로 지난해부터 철수 수순을 밟고 있는데 이어,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도 판매 부진으로 오는 8월부터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 틈을 타 대웅제약의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가 발빠르게 처방 근거를 마련해 가고 있다. 엔블로는 포도당을 소변으로 나오게 해 당 수치 상승을 막는 방식으로 작용하는 SGLT-2 억제제로 개발된 첫 국산 제품이다.
엔블로는 지난해 5월 발매 이후 8개월 만에 SGLT-2 시장 점유율 3위에 올랐고, 발매 1년 만에 연간 100억원 매출을 내는 품목으로 성장했다. 또한 90개가 넘는 종합병원에 성공적으로 진입하며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이나보글리플로진 단일제인 ‘엔블로정’과 메트포르민을 더한 복합제 ‘엔블로멧’ 두 가지 품목으로 판매되고 있다.
대웅제약은 최근 발표한 다파글리플로진(포시가)과 엔블로의 스위칭 연구를 통해 포시가 대비 엔블로의 당 배출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메트포르민 병용 연구에서 52주간 엔블로를 투약한 환자군과 24주간 다파글리플로진을 복용한 후 엔블로로 변경한 환자군을 비교했다.

그 결과 엔블로만 복용한 환자군은 당뇨 진단 기준인 당화혈색소가 0.85%, 공복혈당은 29.08mg/dl 감소했고, 다파글리플로진에서 엔블로로 전환한 환자군은 당화혈색소와 공복혈당이 각각 0.81%, 32.77mg/dl 감소했다. 비슷한 결과다. 또한 엔블로 복용군과 전환군의 소변 내 포도당 배출량 역시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슐린 저항성은 두 약제 모두 투여 직후부터 높아졌으나, 24주 이후 약을 엔블로로 바꿨을 때 저항성이 급격하게 개선되는 효과를 보였다. 포시가가 철수하는 상황에서 대체 치료 옵션의 처방 근거를 마련했다는 게 대웅제약 측 설명이다.

대웅제약 나재진 임상의학팀 팀장이 엔블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천옥현 기자
대웅제약은 엔블로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만성심부전과 만성신장병 적응증을 보유한 포시가에 견줄 수 있게 엔블로의 적응증을 임상 근거를 쌓아나가면서 확대하겠다는 것. 우선 집중하는 분야는 신장이다. 엔블로는 최근 임상시험에서 신기능이 떨어진 환자에게서도 당화혈색소와 혈당 낮추는 효과를 입증했다.
대웅제약의 정혜민 내분비1사업팀 팀장은 “포시가 철수에 따른 반사이익도 있겠지만, 적응증 확대에 따른 매출 성장이 있을 거라고 예상한다”며 “국산 약이면서도 안정적인 엔블로의 처방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래 가톨릭대학교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최근 진행했던 연구 중 메트포르민과 제미글립틴(dpp-4)에 엔블로나 포시가를 추가한 3제 요법에서 엔블로가 포시가 대비 비열등성을 보였고, 소변으로 나오는 포도당량은 엔블로가 포시가보다 더 좋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52주 연장 스위칭 연구도 포시가가 퇴출하는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메트포르민과 병용 연구에서 포시가에서 엔블로로 바꿨을 때 혈당이 유지되고, 포도당 배설량은 오히려 증가하는 결과가 관찰됐는데 이는 포시가를 복용하다가 엔블로로 바꾸려는 환자들이 비교적 안심하고 바꿀 수 있도록 근거를 제시하는 데이터”라고 덧붙였다.
닥터콘서트
    천옥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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