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퉁퉁 붓고 염증"...길게 붙인 속눈썹 '이 기생충' 살기도?
속눈썹 연장술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또 받다가 진드기나 기생충 감염...모낭염으로 이어져 눈 시야 흐리기도, 전문가들 "깨끗하게 제거 중요"
수년간 속눈썹 연장술을 받아온 한 여성이 인조 속눈썹 알레르기 반응으로 눈에 염증이 생긴 사연이 공유됐다. 눈이 빨갛게 부어오르며 가려워지고 얼굴 전체가 부어오르는 증상을 겪은 것. 눈이 퉁퉁 부어 찾아간 병원에서 인조 속눈썹에 알레르기 진단을 받았고, 즉시 제거하지 않으면 눈에 더 심한 염증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 오리건주의 안과 전문의인 윌 플래너리 박사에 따르면 이런 사례는 흔하다. 플래너리 박사는 X에 올린 게시물에서 속눈썹 연장술을 받은 많은 환자들이 눈의 통증과 불편함을 호소하며 내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윌 박사는 "인조 속눈썹 아래에 쌓이는 먼지와 기름이 감염의 완벽한 번식지가 된다"며 이를 '피지 늪'이라고 불렀다. 피지의 늪으로 인해 눈꺼풀이 붉고 가렵고 부어오르며 자극이 유발된다.
미국 웨일 코넬 의대 애슐리 브리셋 박사는 "길게 붙이는 속눈썹은 세균과 박테리아를 모으고 서식하는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며 "특히 눈꺼풀에 붙이는 데 사용되는 접착제에는 자극적인 화학 물질이 포함돼 있어 자연 속눈썹이 빠지게 만들고 피부에 서식하는 진드기의 개체수도 급격히 증가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속눈썹 연장술 받던 여성, 모낭충에 감염돼 시야까지 흐려지는 사례도 보고
미국 검안사 제이드 코츠 박사는 눈이 가렵고 눈물이 나며 시야가 흐려진다고 호소한 여성의 속눈썹을 현미경을 통해 관찰한 결과, 속눈썹 밑에 두껍고 왁스 같은 것이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코츠 박사는 속눈썹을 닦지 않던 환자가 모낭충에 감염되어 이 같은 증상을 일으켰다고 아칸소의 사례 연구에 기록했다. 코츠 박사는 속눈썹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연장한 '대다수의 환자'가 어느 정도 이 문제를 겪는다고 썼다.
세균과 먼지 등이 '박테리아의 번식지'인 눈 주위에 비위생적으로 쌓이면 진드기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무리 깨끗하고 전문적으로 연장술을 한다 해도 이후 제대로 제거하지 않고 또 붙인다면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속눈썹이 깨끗하면 이 진드기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진드기는 박테리아를 먹이로 삼는 것을 좋아하고, 그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속눈썹에 혼란을 일으키고 모낭에 침전물을 남길 수 있다. 모낭충 감염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속눈썹 연장 시장은 호황이다. 길고 풍성한 속눈썹을 만들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해 자연 속눈썹 라인 아래, 사이 또는 위에 작은 머리카락 같은 섬유를 붙인다. 이에 이용되는 인조 속눈썹은 합성, 실크 또는 밍크가 있다. 순전히 미용 목적으로만 적용하고 있다. 연장한 인조 속눈썹은 이상적으로 6~8주 정도 지속되며, 자연스럽게 빠지거나 접착제를 분해하는 클렌저로 제거한다.
속눈썹 연장에는 포름알데히드가 포함된 접착제를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 물질에 자주 노출되면 독성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2022년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 연구진이 테스트한 전문 속눈썹 접착제의 75%에서 포름알데히드가 함유돼 있었지만, 그 중 어느 제품도 라벨에 포름알데히드를 포함하고 있다는 표기를 하지 않고 있었다.
포름알데히드는 제품의 유통기한을 보존하거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제품에 첨가되지만, 가장 일반적으로는 시체를 보존하는 데 사용된다. CDC에 따르면 포름알데히드는 고농도에서는 세포 기능을 방해하고 호흡 곤란, 두통, 피부 자극을 유발할 수 있다.
접착제에 포름알데히드가 포함되어 있지 않더라도 사용자는 접착제나 속눈썹 자체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결국 자극과 부종을 유발하고 심한 경우 시력에 해를 끼친다.
브리셋 박사는 "연장한 인조 속눈썹에 의해 자연 속눈썹이 당겨지고 자극을 받아 부러지거나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간이 지나면 속눈썹을 다시 건강하게 회복할 수 있지만 몇 달이 걸릴 수 있고 집중적인 과정이 필요하다. 진드기 감염과 같은 더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경우 피부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처방약을 복용해야 할 수도 있다.
속눈썹 라인에 이물질이 끼면 눈과 피부에 윤활유를 공급하는 중요한 기름샘을 방해해 건조하고 자극적인 안구 건조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속눈썹을 연장하면 자연스럽게 이동하는 유분이 먼지 및 각질과 함께 속눈썹 밑 부분에 쌓인다. 속눈썹을 깨끗하게 세척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이유 중 하나다.
이러한 축적물은 박테리아가 번식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이 된다. 박테리아 중 일부는 눈에 염증을 일으키고 자극을 주는 화학 물질을 방출한다. 이로 인해 피부와 모낭에 기생하는 데모덱스(Demodex)라는 미세한 기생충이 생길 수도 있다. 데모덱스는 속눈썹 주변의 박테리아를 먹고 살기 때문에 박테리아가 쌓이면 개체 수가 늘어난다. 번식하면 속눈썹에 노폐물이 쌓이기 시작하고 때로는 속눈썹 자체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다.
우리 눈에 자연 속눈썹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매우 특수한 방식으로 설계됐다. 가짜인 인조 속눈썹을 너무 길게 붙이면 눈을 깜박이는 방식이 바뀌어 눈이 건조해지고 자극을 받을 수 있다. 브리셋 박사는 "결혼식이나 휴가 등 특별한 날에 한 번씩은 괜찮지만 정기적으로 속눈썹을 붙이는 것은 일반적으로 좋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