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인 엄마의 눈물... “이 고단함 언제 끝날까요?”
발달장애인 돌봄 체계 구축, 자립 지원책 마련이 과제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는 손가락, 발가락부터 확인하는 경우가 있다. 비로소 엄마, 아빠는 안도하며 웃음을 짓는다. “우리 아이가 온전하고 건강하구나”... 이런 아이가 커가면서 장애의 징후가 나타나면 엄마의 절망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이의 발달장애가 발견되는 시기는 자폐성 장애 3.1세, 지적장애 7.9세로 평균 7.3세였다.
지난달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4월에도 같은 사례가 있었다. 한달 간격으로 비슷한 비극이 반복된 것이다. 오랫동안 발달장애인 자녀를 돌본 엄마가 자신도 병이 들자 최악의 선택을 시도한 사례도 있다. 장애인과 그 가족으로서 고단한 일상을 헤쳐가기엔 힘에 부쳤을 것이다. 언제까지 발달장애인 엄마는 눈물을 흘려야 할까?
너무 많은 발달장애인... 누가 평생 돌볼까?
발달장애는 인지기능 발달의 지연, 몸의 움직임 이상 등으로 인해 제 때 성장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 언어, 인지, 운동, 사회성 등의 성장이 또래보다 크게 느려서 사회생활에서 큰 문제를 겪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의 발달장애인 실태조사(2021년)에 따르면 국내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25만명을 넘어섰다. 앞으로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지적 장애인이 22만여명, 나머지가 자폐성 장애인 등이다.
모든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은 22.5%(지적 21.3%, 자폐성 30.5%),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비율은 18.4%(지적 17.1%, 자폐성 27.5%)였다. 자신의 신체를 해치는 행동(30.6%), 물건을 파괴하거나 빼앗는 행동(22.3%), 타인을 위협하거나 괴롭히는 행동(20.9%) 등이 적지 않아 가족이 꼭 살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내가 자식보다 더 오래 살아야 하는데”... 엄마의 고통 언제까지?
발달장애인을 돌보는 사람은 부모가 78.6%(모 66.2%, 부 12.4%)로 가장 많았다. 부모들은 “내가 더 오래 살아야 돌볼 수 있을 텐데”라는 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조사에서도 부모가 세상을 떠난 후 닥쳐올 막막함(34.9%), 미래에 대한 불안감(12.2%)을 걱정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정부 차원에서 발달장애인 가정을 위한 24시간 돌봄 체계를 구축하고 향후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예산-인력 등으로 인해 쉽지가 않다. 발달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한 복지는 장애인연금, 발달재활서비스, 장애아동수당, 장애인 활동지원서비스 순이었다. 가장 많이 이용한 시설은 주간·방과 후 서비스, 장애인복지관, 장애아전문·통합어린이집, 장애인주간보호시설 순이었다.
발달장애인 가정은 부모 중 한 사람이 종일 매달려야 하기 때문에 맞벌이가 쉽지 않다. 경제적 지원과 의료 지원을 더 절실히 바라는 이유다. 장애인 가정이라도 시설보다는 가족이 함께 지내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 국가 지원 돌봄 체계가 구축되면 부모의 고단함을 덜 수 있다. “내가 자식보다 더 오래 살아야 하는데”... 수십 년 동안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엄마의 고단함은 언제 줄어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