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와 고름 철철" 보톡스 맞았는데...평생 흉터 남아, 원인은?
4년간 꾸준히 맞아온 보톡스 주사...이번에 교차감염으로 얼굴 종기 4군데, HIV 감염 걱정하기도
주름 개선 주사 보톡스를 맞은 후 얼굴 전체에 고름과 피가 흘러나오는 거대한 종기가 생긴 여성의 사연이 공유됐다. 고름이 커져 HIV에 감염된 것은 아닌지 걱정할 정도였다고. 이 여성은 미용 시술 주사의 재사용 문제에 대해 많은 이들에게 경고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더선 보도에 따르면 켄트주 마게이트에 사는 41세 캣 램지는 지난 4년 동안 젊어 보이고 긴장성 두통을 완화하기 위해 보톡스 주사를 맞아왔다. 지난 3월에도 집에서 주사를 맞았고, 일주일 후 그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패혈증인가 싶어 111에 연락했고 그날 항생제를 처방받아 먹었다.
다음 날 캣의 눈, 이마, 미간 주위에 큰 종기가 생겼다. 보톡스 주사를 맞았던 부위였다. 캣은 얼굴에 엄지 손톱만한 종기가 네 개나 생겨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고 사람들이 자신을 쳐다볼까 봐 집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했다.
꾸준히 맞아온 보톡스인데 왜 이번에만 문제가 됐을까. 4주간의 항생제 치료와 피부과 진료를 받은 후 캣은 '교차 오염'의 결과라는 말을 들었다. 캣은 집으로 찾아온 전문 미용사가 더러운 주사바늘을 사용해 주사를 놓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는 보톡스를 놓는 미용사가 새 바늘을 여는 것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미 사용한 바늘이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종기가 났을 때 처음 겁에 질린 캣은 급히 HIV 검사(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를 예약했다. 결과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그는 "피부과에 갔더니 교차 오염으로 의심된다며, 다른 사람에게 사용한 주사바늘을 같은 병에 넣었다고 인정하더라"고 말했다. 현재 캣의 종기는 대부분 사라졌지만, 한 개는 치료 후 몇 달 동안 얼굴에 남아 있어 영구적인 흉터가 될까 걱정하고 있다.
미용 시술 주사 재사용으로 HIV감염 사례, 올해 초 미국에서 처음 보고되기도
영국에서는 전문 간호사가 방문해 집에서 보톡스 주사를 맞을 수 있다. 미용 주사에 대한 자격을 갖추고 있고 인증받은 전문가들이 방문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의사가 또한 직접 집으로 가서 보톡스를 놓아줄 수 있다. 위 사례처럼 주사 바늘을 교체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교차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일회용 주사기를 여러 차례에 걸쳐 재사용하면 드물지만 HIV 감염 위험도 있다. 실제 올해 4월 미국에서는 미용주사를 맞았다가 HIV 감염 사례가 확인되기도 했다. HIV 보균자였던 환자의 주사바늘을 그대로 사용해 주사바늘의 오염으로 감염된 것이었다. 당시 CDC는 멸균되지 않은 주사기가 HIV 감염 경로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미용 주사 서비스 과정에서 오염된 혈액을 통해 HIV가 전파된 사례가 보고된 건 처음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한편, 보통 보톡스의 부작용으로는 처음 24 시간 동안 두통 및 독감과 유사한 증상, 바늘이 피부에 들어간 부위의 멍, 부기 및 발적 등이 있다. 보톡스의 원료가 되는 보툴리눔 독소를 너무 많이 주입하면 얼굴 근육을 움직이지 못할 수 있으며, 성분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면 눈꺼풀이나 눈썹이 처질 수 있다. 드물지만 눈 주위를 치료할 경우 시야가 흐려지거나 이중으로 보이는 등의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목 부위에 주사할 경우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다.
영국국가보건서비스 NHS는 보톡스 등 모든 주사는 자격을 갖추고 경험이 풍부한 의료 전문가가 시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 기술 및 보험에 대한 정해진 기준을 충족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등록된 의료인의 서비스를 받아야 하며, 교육을 받은 적이 없거나 짧은 교육 과정만 수료한 시술자는 피해야 한다.